우리에게 친숙한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를 기억하십니까?
초록색 피부에 동글동글한 외모에 코 위에 난 작은 뿔, 초능력을 쓰는 공룡 둘리는 80년대부터 지금까지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공룡 캐릭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둘리는 실제로 어떤 공룡을 모델로 해서 창조된 캐릭터일까요? 아기공룡 둘리를 그린 작가 김수정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둘리는 '케라토사우루스'라고 합니다.
그럼 케라토사우루스는 어떤 공룡이었을까요?
둘리의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케라토사우루스는 쥐라기 시대 북아메리카에 서식했던 무서운 육식공룡 중 하나였습니다. 학명의 의미는 '뿔 난 도마뱀'으로 코 위에 뿔이 솟아난 것이 특징입니다.
케라토사우루스는 지금으로부터 1억 5300만년 전인 쥐라기 후기 때 번성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몸길이는 6m, 몸무게는 750킬로그램에 이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머리가 큰 편으로 60cm 정도였고 톱니가 발달한 날카로운 이빨이 특징입니다. 케라토사우루스는 다른 대형 육식공룡들에 비하면 비교적 작은 크기였지만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다리와 가벼운 몸덕분에 민첩하게 다른 공룡을 사냥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나 케라토사우루스의 꼬리는 악어의 꼬리뼈와 구조가 유사해서 헤엄을 치는데도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케라토사우루스는 물가에서 초식공룡이나 물고기를 먹지 않았을까하고 추정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케라토사우루스의 가장 큰 특징인 코 위에 뿔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을까요?
과학자들은 과거에 케라토사우루스의 이 인상적인 뿔이 먹잇감을 들이받거나 동족간 서열 싸움에 이용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뿔은 두께가 겨우 2cm에 지나지 않아 만약 서로 부딪치는 용도로 사용했다간 금방 부러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짝짓기 때 구애용으로 사용하거나 멋을 내는데 사용하지 않았을까하고 추정된답니다.
케라토사우루스 연구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한때 과학자들은 이 케라토사우루스가 알로사우루스와 같은 종류의 공룡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코에 뿔이 나고 비교적 화려한 외모의 케라토사우루스는 수컷, 뿔이 없고 비교적 평범하며 몸집이 더 큰 알로사우루스는 암컷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파충류는 암컷이 수컷보다 큰 경우가 제법 있는데다 동물 세계에서 화려한 장식이 달린 동물은 수컷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공룡은 다른 공룡이었습니다. 앞발가락의 갯수에서 차이가 났죠. 알로사우루스는 앞발가락이 3개, 케라토사우루스는 4개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금은 이 두 공룡이 같은 시대 같은 지역에 살았던 별개의 공룡으로 보고 있답니다.
여담으로 케라토사우루스는 영화 '쥬라기 공원' 시리즈 중 3편에서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 일행이 전화벨 소리를 듣고 전화기를 찾기 위해 공룡 똥을 뒤지는 장면에서 나타난 육식공룡이 바로 케라토사우루스인 것이죠. 둘리의 귀여운 이미지만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이 무서운 케라토사우루스의 이미지는 낯설 수 있지만 둘리의 실체(?)가 궁금했던 분들께는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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