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5m 크기의 벨로시랩터는 존재하지 않아
공룡 영화의 대명사 '쥬라기 공원' 시리즈를 보게되면 빼놓을 수 없는 공룡이 등장한다.
바로 '벨로시랩터'이다. 벨로시랩터는 정확한 한국식 학명 표기에 따르면 '벨로키랍토르'라고 부르는 게 정확하다. 어쨌든 랩터라는 약칭으로도 불리는 이 공룡은 영화 속에서 몸길이가 5m에 이르는 중형 포식자로 그려진다. 영화 설정상 몸무게는 150kg까지 나가는데 이 정도의 육식공룡이면 소형 육식공룡이라기 보다 중형 육식공룡인셈.
그렇다면 벨로키랍토르는 정말 이 정도 크기까지 자랐을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건 소위 영화의 '뻥'이다. 뻥 중에서도 크기를 뻥튀기를 한 것이다. 벨로키랍토르는 실제 몸길이가 약 1.8m에 몸무게는 15kg밖에 나가지 않는 '매우 작은' 공룡이었다. 사람과 같이 서 있었다면 발에서 머리까지 높이는 1m가 채 되지 않았다. 사람을 공격하기에는 턱없이 작은 크기인 것이다. 실제 벨로키랍토르의 덩치는 조금 큰 개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았다. 어쩌면 벨로키랍토르는 실제로 사람과 마주치면 덩치 큰 사람에게 놀라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영화상에서 벨로키랍토르는 거대하게 나타났을까?
그것은 쥬라기 공원이 처음 개봉했던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이 때 당시에 미국에서 벨로키랍토르의 한 종으로 추정되는 공룡의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학자들은 이 공룡을 '벨로키랍토르 안티로푸스'라고 명명했다. 이 벨로키랍토르 안티로푸스는 몸길이가 3~4m 가량되는 것으로 추정되었고 이를 토대로 쥬라기 공원의 랩터의 캐릭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얼마 후 벨로키랍토르 안티로푸스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 그 공룡은 벨로키랍토르가 아니라 데이노니쿠스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만다. 그러나 이미 영화는 개봉되었고 데이노니쿠스가 벨로키랍토르가 되어 등장하는 황당한 연출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결국 이후로도 영화 속 세계관에서는 데이노니쿠스가 벨로키랍토르의 대역을 하는 배우가 되어 지속적으로 출연하게 되었고 대중들에게는 데이노니쿠스의 모습이 랩터의 모습의 각인되어버리고 말았다. 공룡 연구의 결과가 시시각각적으로 변화하는 탓에 벌어진 이 해프닝으로 인해 데이노니쿠스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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