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은 자가번식을 하지 않는 이상 암수가 짝을 이루어 짝짓기를 하고 이를 통해 자손을 번식시킨다. 인류만 하더라도 이러한 번식 행위를 위해 남성이 여성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것이 사회적 통념처럼 적용되고 있다.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수컷들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갖은 구애를 하고 선택된 수컷들에게는 자손을 번식시킬 기회가 주어진다. 흔히 뿔이 달린 초식동물들은 서로 뿔을 맞대고 싸워 이긴 수컷이 암컷을 차지하는 모습을 종종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공작새의 경우는 수컷이 화려한 깃털을 보여 암컷을 유혹하여 짝짓기를 이루어낸다.
오늘날의 동물들이야 인류와 함께 생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번식을 위해 어떤 구애 행위를 하는지 살펴볼 수 있지만 멸종한 공룡들은 과연 어떤 식으로 구애 행위를 했을까?
그동안 많은 연구가들은 공룡들도 오늘날 현생 동물처럼 구애 행위를 했겠지만 대부분 싸움을 통한 암컷 차지로 생각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공룡은 화석으로만 만날 수 있는 생물이니 그들이 살아생전 어떤 신체적 구조를 지녔는지도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공작처럼 화려한 장식이 있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공룡을 주제로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뿔공룡이 서로 뿔을 맞대고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싸운다거나 목 긴 공룡(용각류)이 서로의 목을 부딪치며 싸우는 모습을 연출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 의외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대형 육식공룡이 땅바닥을 긁어낸 흔적이 남은 화석이 발견된 것이다. 이 화석은 1억년 전 백악기 초기의 것으로 두 마리 이상의 공룡이 바닥을 파서 구덩이를 낸 흔적이었다. 과학자들은 이 화석의 주인공을 대형 육식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로 추정했으며 수컷들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발톱으로 땅을 파서 자신의 힘을 과시한 것이라 추측했다. 발톱의 힘으로 땅으로 파는 구애 행위는 오늘날 타조에게서 볼 수 있는 행동인데 땅을 깊게 판다는 것은 둥지를 잘 파는 힘이 강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다.
즉, 아크로칸토사우루스에게는 땅을 잘 파서 둥지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보이는 것이 나름의 프러포즈 방법인 셈이다.
의외로 무시무시한 육식공룡들에게서 이러한 프러포즈 방법이 발견됨에 따라 공룡들이 무조건 폭력적인 방법으로 짝짓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공룡들은 우리가 아직 모르는 더욱 부드러운 애정 행위로 암수가 사랑을 나눴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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