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 사자보다 약한 턱힘의 육식공룡 알로사우루스, 하지만 그는 살아있는 도끼였다
공룡 중에 가장 유명한 공룡을 꼽으라면 티라노사우루스, 공룡이 살던 시대 중에 가장 유명 시대를 꼽으라면 단연 '쥐라기'를 꼽을 것입니다.
쥐라기는 공룡들이 본격적으로 거대화가 된 시기로 지금으로부터 2억 800만년 전부터 1억 3500만년 전의 지질시대를 말합니다. 이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유명한 목이 긴 공룡인 용각류들이 출현했고, 등에 골판이 달린 스테고사우루스도 이 때 나타났던 공룡이랍니다. 또한 이 시기에 무서운 포식자로 활동하던 육식공룡이 있었으니 바로 '알로사우루스'입니다.
흔히 영화의 영향 때문인지 티라노사우루스가 쥐라기에 나타났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티라노사우루스는 쥐라기의 다음 시대인 백악기 때 등장한 공룡이에요. 쥐라기 시대에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존재하지 않았고, 이 시기에는 알로사우루스라는 육식공룡이 북아메리카에서 위용을 떨치던 시기였습니다.
알로사우루스는 몸길이가 대략 10m 내외였고 몸무게는 2톤 정도 나가는 공룡으로 쥐라기 시대에 살았던 육식공룡들 중에서는 가장 큰 축에 속하는 육식공룡이었습니다. 그런데 알로사우루스는 이렇게 큰 육식공룡임에도 불구하고 턱힘(치악력)이 불과 300kg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사자보다 무는 힘이 약하다는 것을 뜻하죠. 암컷 사자의 턱힘이 350kg이니까요. 몸길이가 10m에 이르는 육식공룡의 턱힘이 사자보다 약하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그렇다면 알로사우루스는 턱힘이 약한 공룡이니 사냥을 하는 대신 죽은 동물의 시체를 청소하는 청소부 공룡이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알로사우루스에게는 약한 턱힘 대신 강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입을 아주 크게 벌릴 수 있었어요. 입을 다 벌리면 92도까지 벌어지니 오늘날 뱀들이 입을 크게 벌리는 것과 유사했죠.
이렇게 입을 크게 벌리는 알로사우루스는 단검같이 생긴 이빨이 달린 윗턱을 이용해 먹잇감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는 방식으로 사냥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입을 크게 벌린 채 먹잇감에게 다가가 마치 도끼로 내리찍듯 살점을 내리찍는 것이죠. 그야말로 살아있는 도끼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는 힘이 입으로 깨무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충격을 주었을 것이고 알로사우루스의 예리한 이빨에 살점이 베인 먹잇감은 많은 피를 흘려 결국 쓰러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약한 턱힘을 보완하기 위해 알로사우루스는 입을 크게 벌리도록 진화하여 먹잇감을 윗턱으로 내리찍는 도끼와 같은 턱을 발달시켰던 쥐라기 시대 '살아있는 도끼'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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