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사우루스, 꼬리에 생긴 암을 자가치유한 흔적 발견돼
"공룡의 DNA 속에 암 치료제가 존재한다."
이 문장은 2015년 영국왕립학회 연례 과학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말입니다. 이 문장 하나로 인류가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암이라는 질병을 정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들지 않나요?
과연 이게 사실일까요?
지금으로부터 7200만년 전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이 시기 북아메리카에는 티라노사우루스와 근연종에 해당하는 고르고사우루스라는 공룡이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생김새는 티라노사우루스와 꼭 닮았지만, 이들의 몸길이는 8~9m 정도로 티라노사우루스보다는 약간 작은 크기였죠. 하지만 그 시대에 살았던 육식동물들 중 가장 무서운 포식자였습니다.
무시무시한 이 포식자들은 사냥을 위해 자신과 체급이 맞먹는 초식공룡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고, 때론 동족끼리 영역다툼을 벌이며 피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고르고사우루스의 몸은 여기저기 찢기고 부러지는 등 부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수명을 다한 고르고사우루스 한 마리가 화석이 되어 오늘날 과학자들에게 발견되었습니다. 발견된 이 고르고사우루스의 오른쪽 다리는 복합골절에 뼈 감염 증세가 있었고, 왼쪽 다리는 아예 부러진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꼬리에는 암세포가 자란 흔적까지 발견되었습니다.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었던 셈이죠. 하지만 놀랍게도 고르고사우루스의 꼬리에서 발견된 암세포는 치유된 상태였습니다.
이를 발견한 연구자는 영국 맨체스터 대학 자연사학과 교수 필 매닝으로, 그는 고르고사우루스의 DNA 속에 뼈 감염에서 암에 이르는 위험한 질환을 치유하는 특수면역체계가 숨겨져 있다고 발표했습니다다. 따라서 고르고사우루스의 이 DNA를 확보할 수 있다면 인간의 암치료제 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이렇듯 고생물 연구는 인류의 생존에도 중요한 분기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악어도 세균이 가득한 늪지대에서 서식하지만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상당히 높아 많은 의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멸종한 고르고사우루스의 암 치료 면역체계까지 밝혀낸다면 암 치료의 새로운 혁신이 열릴 가능성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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