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를 잡아먹은 모습으로 보존된 코엘로피시스의 화석, 정밀 분석 결과 후 밝혀진 진실
공룡은 우리에게 늘 공포스러운 동물의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대중매체 속에 등장하는 육식공룡들은 거대한 덩치와 무시무시한 이빨과 커다란 발톱으로 사냥감을 무자비하게 잡아먹는 괴수로 그려지곤 한다. 그래서인지 공룡은 그런 공포스러운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와 항상 이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공룡이 이처럼 무서운 이미지를 지닌 게 된 것은 거대한 몸집과 무시무시한 외모뿐 아니라 화석을 통해 나타난 그들의 생태가 인간들에게 공포를 주기 좋았기도 했다.
그 예로 꼽을 수 있는 공룡이 바로 '코엘로피시스'다. 코엘로피시스는 지금으로부터 2억 2천 5백만년 전에 나타난 공룡으로 몸길이는 3m 정도로 일반적인 공룡들보다는 작은 편에 속하는 공룡이다. 목이 길쭉하고 다리가 길며 입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나 있어 재빠른 육식동물의 이미지를 주기에는 충분한 공룡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공룡은 화석에서 특이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뱃속 부분에 새끼로 추정되는 동물의 뼈가 함께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본 과학자들은 두 가지 가능성을 추측했다.
첫 번째는 임신이었다. 새끼를 가진 어미 공룡이라는 가설. 하지만 공룡은 파충류이기 때문에 알을 통해 번식을 했기 때문에 이 가설은 쉽게 인정받을 수 없었다.
두 번째는 새끼를 잡아먹었다는 추측이었다. 현생 동물 중에서도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생존을 위하여 자신의 새끼를 잡아먹는 경우가 종종있다. 이처럼 공룡도 자신의 새끼를 포식한 동물일 수 있겠다는 가설이 생겼고 이 가설로 인해 많은 공룡 매체에서 공룡이 새끼를 잡아먹는 극악무도(?)한 모습으로 묘사되기까지 했다. 공룡이라는 이유로 갖은 이미지 메이킹을 당하게 된 것이다. 불과 이런 인식은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져 왔다. 코엘로피시스는 새끼마저 잡아먹는 포악한 육식공룡으로 인식되었고 다른 육식공룡들도 이러한 동족포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하지만 연구의 결과는 언제나 뒤집기가 있기 마련이다.
2006년 코엘로피시스의 뱃속에서 잡아먹힌 새끼 공룡으로 추정되는 화석을 분석한 결과, 그 생물은 코엘로피시스의 새끼가 아니었다. 그 생물의 정체는 소형악어 테리스트수쿠스였던 것으로 밝혀졌고 그동안 새끼를 잡아먹는 비정한 부모의 이미지를 지녔던 코엘로피시스는 이런 억울한 누명에서 해방되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현존하지 않는 생물을 연구할 때 수많은 오류를 낳고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기존의 상식이라고 여겼던 고정관념들도 언젠가 이 코엘로피시스 연구결과처럼 뒤집힐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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