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팬플루트 유학 1호로 게오르그 잠피르의 수제자로 수학

필자에게 가장 자연친화적인 악기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팬플루트다. 나무로 만든 몸체에 직접 입을 대어 소리를 내는 팬플루트는 국내에서는 취미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세계적으로 그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나무와 숨이 만나 영혼을 노래하는 팬플루트, 오늘 인터뷰에서 만나 볼 아티스트는 국내 1호 팬플루트 전공자로 대학 졸업 후 루마니아로 유학, 거장 게오르그 잠피르(Gheorghe Zamfir)의 수제자로 수학 후 귀국한 팬플루티스트 정종수다.


연주 중인 팬플루티스트 정종수

한국투데이(이하 한):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종수(이하 정): 안녕하세요. 저는 국내 1호 팬플루트 전공자이자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한 팬플루티스트 정종수입니다.

한: 팬플루트는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굉장히 생소한 악기인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 팬플루트는 루마니아의 전통 악기예요. 판의 플루트(Panflute)라는 이름처럼 그리스 신화 판(Pan)과도 관련이 되어 있죠. 나무나 금속 등의 파이프가 엮여있어 팬파이프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한: 어떻게 팬플루트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정: 교회에서 처음 팬플루트를 접했어요. 2005년 12살 무렵이었죠. 저를 지금까지 키워주신 홍광일 교수님을 통해 팬플루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공부를 할 때만 해도 국내 음악대학에 팬플루트 전공이 없었어요. 저의 제안을 받아 준 모교 세종대학교 콘서바토리에서 국내 최초로 팬플루트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루마니아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팬플루티스트 정종수

한: 국내 대학 이후 무작정 루마니아로 유학을 떠나셨다구요.

정: 네, 정말 겁이 없었어요(웃음). 말씀드렸다시피 팬플루트는 루마니아 전통 악기예요. 또, 많은 분들이 팬플루트 음악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 만한 '외로운 양치기'의 작곡가이자 연주자, 게오르그 잠피르 선생님이 계신 곳이시도 해요. 어릴적 라디오와 티비로부터 잠피르 선생님의 '외로운 양치기' 연주 중 한 부분을 들은 적이 있어요. 듣자마자 말로는 표현할수 없는 그러한 감정을 느꼈죠. 꼭 만나보고 싶었어요.

한: 루마니아에서 잠피르 선생님의 수제자가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정: 정말 우연한 기회였어요. 선생님 앞에서 정말 우연히 연주할 기회가 생겨 떨렸지만 최선을 다 해 연주했습니다. 다행히 저를 선생님께서 좋게 봐주시고 제자로 받아주셨어요. 이후 국제적인 행사에서 선생님과 협연을 하기도 하는 등 부끄럽고 감사하게도 수제자로 인정받고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팬플루트 연주자로서는 최초로 영산아트홀에서 게오르그 잠피르 재단, 루마니아 대사관, 한국팬플룻오카리나강사협회 등의 후원을 받아 귀국독주회를 열었습니다.

정종수 귀국 팬플루트 독주회 중 Hommage a W. A. Mozart - Gheorghe Zamfr

한: 국내 팬플루트계의 선구자로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정: 우리나라는 팬플루트를 취미 악기로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내가 전공자가 된다면 앞으로 팬플루트계가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과감한 선택이었어요. 제가 겪은 어려움과 아쉬움들은 후배들이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없던 전공을 만든 만큼 책임감을 더욱 느끼고 있고 많은 도전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팬플루티스트 정종수

한: 팬플루트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팬플루트에 대한 자랑을 해주신다면요.

정: 팬플루트에서 할 수 있는 소리의 표현은 예상외로 정말 크고 넓어요. 직접 입을 대고 울림을 만드는 만큼 다른 악기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숨소리, 바람 소리 등으로 사람의 감정을 더욱 자세하게 전달할수 있는 악기입니다. 아주 작은 숨결까지도 그대로 악기가 전달되죠. 사실 저 혼자 알기는 아까운 악기예요(웃음).

한: 많은 분들이 팬플루트가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많이 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투데이 독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정: 저는 스스로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전달하는 연주자'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많은 분들에게 팬플루트의 매력을 알리고, 더 많은 후배들이 배출되어 한국에서 '제 2의 잠피르'가 탄생하기를 바랍니다. 저도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활동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아직까지 국내에서 낯선 악기 팬플루트. 자연을 닮은 소리만큼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는 연주자 정종수에게서 맑은 영혼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바라는 대로 한국에서 제 2의 잠피르 뿐만 아니라 제 2의 정종수도 탄생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팬플루티스트 정종수

- 세종대학교 콘서바토리 팬플루트 전공(국내 1호) 졸업 후 루마니아 유학

- Universitatea Nationala de Muzica din Bucuresti Master과정 실기 만점 졸업

- YTN글로벌 코리안 자랑스러운 한국인 출연

- 루마니아 Craiova 콩쿠르 팬플룻 부문 1위

- 루마니아 전통음악 페스티벌에서 Gheorghe Zamfir와 협연

- 사사 홍광일, Gheorghe Zamfir

- 현) 국제대학원대학교 팬플루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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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이자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우스콘서트를 운영하며 신진 예술가들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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