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요조, 뇌과학자 장동선 등 다양한 게스트와 토크 콘서트를 만들다

코로나19 이후 공연예술계가 다시 활성화 됨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는 앙상블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사업적 감각의 앙상블이 있다.

기획자이자 첼리스트인 방지성이 이끄는 에티카 앙상블은 삼성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의 데뷔 뿐만 아니라 서울시 지정 전문예술단체, 세종문화회관 협력 예술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 기획작인 가수이자 책방 주인인 요조와 함께 하는 <북앤클래식>, 타로마스터 한민경과 함께하는 <음악, 소울넘버를 만나다>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에티카 앙상블의 리더, 첼리스트 방지성을 한국투데이가 만나보았다.


연주에 몰입하고 있는 첼리스트 방지성

한국투데이(이하 한):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방지성(이하 방): 안녕하세요. 저는 독일에서 첼로를 공부하고 귀국 후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극장경영을 공부하고 있는 첼리스트이자 기획자 방지성입니다.

한: 반갑습니다. 최근 에티카 앙상블이 연주활동으로 굉장히 바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공연들을 하고 계신가요?

방: 감사하게도 굉장히 바쁩니다. 이번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방방곡곡문화공감 사업에 선정되어 청주 등 여러 지역문예회관을 다녀오기도 했구요. 10월에는 송도 연주도 있고... 최근 들어 공연 문의를 많이 받고 있고 많이 성사되고 있어요.

한: 주로 어떤 공연들을 만들어가시나요?

방: 주로 타로마스터, 뇌과학자, 역사학자, 미술교육자 등 다양한 장르의 게스트와 함께 토크 콘서트를 만들고 있어요. 저희는 공연 주제와 작품의 맥락을 연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요. 먼저 주로 함께하고 싶은 게스트의 책이나 강의를 찾아봅니다. 그리고 이 게스트가 할 수 있는 이야기 중 관객이 좋아할 부분과 에티카 앙상블이 음악으로 얘기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요.

한: 인문학과 음악의 융합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 중 하나인 가수 요조님과의 <북앤클래식>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방: 에티카 앙상블은 공연 주제와 작품의 맥락을 연결하는 데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어요. 더불어 저희 공연의 주요 타깃 관객층은 기존의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친절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조님은 그런 측면에서 북앤클래식에 가장 어울리는 게스트입니다. 처음 기획할 때 요조님이 최우선 섭외 대상이었지요. 책과 음악을 동시에 말할 수 있고, 에티카 앙상블이 생각하는 타깃층에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공연 횟수가 늘어날수록 이 생각은 단단해져 갑니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려구요.

첼리스트 방지성(제일 왼쪽)과 에티카 앙상블

한: 아주 멋집니다. 첼리스트 방지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첼리스트 방지성은 어떤 사람인가요?

방: 사실 저는 첼리스트이지만 솔리스트는 아닙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는 더더욱 아니구요. 저는 제 역할을 실내악 전문 연주자로 정했어요. 제가 만든 베이스에 다른 음들이 쌓여 화성이 완성되고, 저음에서 시작된 에너지가 앙상블 안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들으며 희열을 느낄 때가 많아요. 저음이 음악의 그릇의 역할을 할 때가 많죠. 저는 기획과 단체 운영에서도 저의 역할을 그릇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만든 틀에서 우리가 함께 빛이 날 때 기쁨을 느끼거든요. 두 가지 역할을 하나의 생각 안에서 추구하고 있습니다.

한: 대화를 나눌 수록 단단한 힘이 느껴지는데요. 이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방: 스승님에게서 배운 가르침들이 바탕이 된 것 같아요. 은사님들에 대해선 정말 행운아예요. 한양대학교의 박경옥 교수님부터 독일 유학 시절 은사님까지 모두 제게 잊을 수 없는 가르침을 주셨어요. 직접 실천하며 보여주신 음악가의 직업관과 철학은 공연 기획을 하며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동안 균형을 잃지 않게 해줍니다.

더불어 기획은 많이 실수해 보는 것이 최고의 스승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정말 많은 실수를 경험했습니다. 작은 헤프닝 정도로 그친 적이 대부분이지만 값비싼 수업료를 낸 때도 있었지요. 이런 실수를 놓치지 않고 경험으로 쌓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단단해져 가고 있습니다.

첼리스트이자 기획자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방지성
첼리스트이자 기획자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방지성

 

한: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인터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데요. 독자들에게 첼리스트이자 기획자 방지성,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방: 하이브리드형 음악가요(웃음). 사실 저는 박지성 선수를 참 좋아해요. 이름이 같기도 하구요. 박지성 선수를 흔히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잖아요. 굳이 저를 잠시만 빗대어 보자면 저의 예술 인생을 항해하는 데에 두 개의 동력이 있더라고요. 하나는 음악, 하나는 기획이죠. 이 두 가지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어요. 이 둘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것이 롱런의 비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한: 앞으로도 두 가지 모습 모두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방: 에티카 앙상블은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맥락에서 클래식 음악을 관객에게 소개하려고 노력합니다. 공연 중에도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저희가 준비한 음악적 메시지에 깊이 끌어들이려고 해요. 관객이 공연장에서 느낀 예술적 경험과 에너지를 자신의 삶에서 지속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단 한명이라도요. 그 수가 늘어날수록 클래식 음악으로 우리 사회의 아픔은 덜고, 따뜻함을 더할 수 있다고 믿어요. 많은 관객 분들과 공연장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함께 일하고', '수평조직을 지향'하는 에티카 앙상블의 모습은 리더인 방지성이 가지고 있는 철학과 신념에서 나오는 것일터.

공연을 기획하고 티켓을 판매할 수록 음악가로서 관객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해진다는 그에게서 클래식 공연계에 불어올 신선한 바람을 기대해 본다.

첼리스트 방지성 
첼리스트 방지성 
첼리스트 방지성 프로필

-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학사 졸업

-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 석사 졸업

-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 실내악 석사 졸업

-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장경영 전문사(석사) 재학 중

- Don Vincenzo Vitti 국제 콩쿠르 2등, 스트라드콩쿠르 1등, 음악춘추콩쿠르 1등

- 에티카 앙상블 대표, 원앙상블 리더, SEM네트워크 회원

- 연간 20회 이상 실내악 및 솔로 연주

- 기업강연, 기업공연, 협업 진행 (현대차그룹,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오스트리아관광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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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이자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우스콘서트를 운영하며 신진 예술가들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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