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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로 새삼 화제가 되었던 미국영화 ‘컨테이젼’가 있다. 영화 속 바이러스 전파경로나 사회혼란을 표현하는 모습과 사람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현재 상황과 비슷하다.

영화에서는 최초 감염자의 비말, 여러 사람이 잡는 버스 손잡이, 악수 등의 장면을 보여주면서 바이러스가 퍼져 나간다. 손 씻기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다.

유럽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이전, 동양권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종 비하 논란까지 나왔으나,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위생은 나와 가족은 물론, 이웃을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다. 개인위생에 중요한 손 씻기와 목욕 그리고 마스크 관련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개인위생에 중요한 손 씻기와 목욕 문화

비누로 30초 동안 꼼꼼하게 손 씻기로 70%의 세균 감염 예방

세균과 질병 사이의 관계를 입증한 과학자는 프랑스의 루이스 파스퇴르였다. 사람의 손에는 평균적으로 6만 마리의 세균이 있으며, 두 손을 합치면 12만 마리가 있다. 다양한 물건을 만지게 되는 손은 이처럼 세균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30초 동안 꼼꼼히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70%의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다.

2019년도에 질병관리본부에서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관찰 실험한 결과 3명 중 1명(33%)은 손을 씻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손을 씻은 사람들도 물로만 씻은 경우가 43%, 비누로 30초 미만으로 빠르게 씻은 경우가 22%였으며 비누로 꼼꼼하게 손을 씻은 경우는 불과 2%였다.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많은 사람이 손 씻기 수칙을 잘 지키고 있어 최근 호흡기 감염환자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목욕을 꺼린 중세 유럽의 프랑스 루이 14세와 상류층

전염병이나 질병 위험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공중보건의 발달과 개인위생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위생이 오래전부터 있었던 개념은 아니다. 파스퇴르가 세균을 발견하기 전까지 중세의 서양 사람들은 축축하고 더운 공기를 통해서 세균이 전파된다고 믿어 목욕을 꺼렸다.

프랑스의 화려했던 왕들을 생각하면 위생 개념이 철저했을 것 같지만, 프랑스 루이 14세는 성인이 되어 거의 목욕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두통을 앓았다고 한다. 왕의 주치의들은 목욕이 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했지만, 루이 14세는 의사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루이 14세는 천연두, 성홍열, 홍역 등을 차례로 앓았고, 얼굴에는 곰보 자국과 머리카락도 듬성듬성했다. 또한 그는 단 것을 좋아한 식습관의 영향으로 치통에 시달렸고, 피부병도 앓아 걸어 다니는 병원이었다.

루이 14세만의 문제가 아니라, 1700년대 상류층 대부분의 사람이 목욕을 거의 하지 않았다.

목욕 대신 옷 안에 깨끗한 린넨을 입었는데, 린넨이 불순물을 제거해서 청결이 유지된다고 당시 사람들은 믿었다. 18세기 말까지 목욕은 부유한 사람들에게만 있는 일종의 개인 간호 형태로 여겨졌다.

목욕은 19세기 중반에 가서야 흔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이는 개인 위생에 대한 인식 변화와 배관시설과 건축 발달 등의 영향 때문입니다.

 

마스크의 역사

17세기 유럽 전염병을 관리하던 의사들의 향료나 향수로 채워진 마스크로 시작

1910년 만주 폐렴 때 중국계 의사가 의료진과 일반인이 착용할 마스크 개발

1920년대 이후 수술 시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이 표준화

손 씻기나 개인위생만큼 전염병을 막는 데 중요한 수단이 마스크 쓰기다. 마스크의 역사도 간단히 살펴본다.

17세기 유럽에서 전염병을 관리하던 의사들은 향료나 향수로 가득 채워진 길고 뾰족한 부리 모양의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의사들은 이런 마스크가 악취를 막고 전염병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믿었다. 19세기에는 패션을 선도하는 멋쟁이 여성들이 먼지를 막기 위해 레이스 베일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보건용으로 마스크 관련 내용은 1878년 뉴욕주에서 발행된 기사를 보면 전염병을 막기 위해 면 마스크를 권장을 알 수 있다.

1910년 만주 폐렴 창궐 시기, 미국에서 공부한 중국계 의사가 공중을 통해 질병이 퍼져 나갈 수 있음을 주장하면서 의료진과 일반인이 착용할 마스크를 개발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마스크 착용을 시민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해 거부했다. 특히, 남성들은 마스크 착용이 여성적이라며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스페인 독감으로 5천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마스크 쓰기를 권장하기 위해 이 당시 광고와 만화 속에 남성과 소년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이미지가 자주 등장했다. 또한 남성의 침 뱉기도 전염병을 퍼트리는 원인이 된다며 포스터에 등장하기도 했다. 남성이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개인위생이 철저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때문이다.

지금은 수술 시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이 당연한 일이지만, 표준화된 것은 1920년대 이후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스모그 등의 공기 오염으로 영국 런던에서는 스모그 마스크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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