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0%만 유지돼도 연간 성장률 1.1% 가능성 제기

▲서울의 한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 1.3% 상승하며 뚜렷한 회복 흐름을 드러냈다. 내수 개선과 수출 강세가 결합하며 1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동안 불안정했던 소비와 투자 흐름도 구조적 반등 조짐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이번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포인트 개선됐다고 설명한다. 분기 성장률 추세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동시에 제기된다.

최근 두 해 동안 성장 흐름은 뚜렷한 진폭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1.2% 반등 이후 곧바로 역성장이 나타났고, 이후 네 분기 동안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부진이 반복되며 경기 하강 우려가 확산됐다. 그럼에도 반도체 중심의 투자 회복과 자동차·IT 수출 증가가 2분기 반등의 기반을 제공했다. 3분기 잠정치는 이러한 회복세가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은 3분기 내수 기여도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한다.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가 각각 1.3% 증가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자동차·통신기기 등 내구재 소비가 증가했고 서비스업 소비도 안정적으로 늘어났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제조장비 중심으로 2.6% 상승하며 이전 분기보다 기여도를 키웠다. 건설투자도 여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끊고 반등했다. 특히 건설·설비·지식재산생산물 등 투자 항목이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되며 잠정치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산업 구조 내 변화를 보면 제조업 성장률이 1.5%로 견조했고 서비스업은 소비 회복에 따라 1.4%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업은 전기업 중심으로 반등하며 변동성을 완화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4%대 감소를 기록하며 구조적 부진을 드러냈다. 이러한 분기별 온도차는 산업 내 재편 압력이 가중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장 기여도 측면에서 내수가 1.2%포인트를 책임진 것은 정책적 시그널로도 주목된다. 경기 부양책이 투입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소비와 투자가 자생적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연간 성장률 관점에서도 변화가 읽힌다. 올해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0.8%이며, 성장률을 가장 압박한 요인은 건설투자(-1.5%포인트 누적 기여도)였다. 그러나 최근 민간 공장 건설과 SOC 투자가 진행되며 건설투자 감소세가 둔화됐다. 한은 발표에 따르면 3분기 건설투자는 잠정치 기준 0.6% 증가했고, 속보치 대비 기여도 역시 높아졌다. 수출·수입 흐름도 수출 2.1%, 수입 2.0% 증가로 균형을 이뤘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수출 회복의 핵심이며 기계·장비의 수입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교역 조건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지만, 제조업 생산 탄력성이 높아지면서 분기별 변동폭이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4분기 성장률이 -0.4%에서 -0.1% 수준이어도 연간 1% 달성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0% 이상을 기록하면 1.1%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이는 3분기 잠정치 개선이 연간 성장률에 약 0.08%포인트 긍정 효과를 준 데 따른 전망이다. 향후 불확실성 요인으로는 글로벌 수요 둔화, 교역 조건 악화, 국외 순수취요소소득 감소 등이 있다. 3분기 명목 GNI가 0.3% 감소한 것도 부담 요소다. 다만 실질 GNI는 0.8% 증가하며 체감 구매력 측면에서는 일정 수준의 안정을 보였다.

3분기 성장률 1.3%는 경기 반등의 신호탄이라기보다, 올해 들어 구축된 회복 기반이 구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내수의 자생적 회복과 제조업의 생산 탄력성은 향후 성장세에 긍정 신호를 제공한다. 4분기 성장률이 0%만 유지돼도 연간 성장률 1%대 회복이 가능하다는 전망은 경기 흐름이 안정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향후 정책 방향은 내수 회복의 지속성과 투자 기반의 확장을 동시에 관리하는 균형 전략이 요구된다. 구조적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서비스 산업 전반의 생산성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분기 성장률의 단기 반등보다 산업 구조의 장기적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정책과 시장의 조정력이 향후 경기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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