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여름밤이 미디어아트로 다시 빛나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는 야간 미디어아트 축제 ‘SEOUL LIGHT DDP 2025 여름’이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1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한양도성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서울라이트는 ‘TIMESCAPE: 빛의 결’을 주제로,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결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미디어파사드와 설치 작품들을 선보인다. 동대문 일대의 상징인 성곽길과 DDP 외벽, 수공간, 광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축제는 빛과 소리, 안개와 레이저를 결합한 예술작품들을 통해 도심 속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주요 작품 중 하나인 ‘Fluid Memory’는 한양도성 성곽길을 따라 약 300m 구간에 투사되는 미디어파사드로,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는 영상 언어를 통해 서울의 시간적 층위를 시각화한다. 물의 흐름과 유기적인 형상이 돌담 위를 유영하며, 시간과 기억이 겹겹이 쌓인 도시의 역사를 빛으로 되살리는 장면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DDP 잔디마당에는 물방울 형태의 LED 조형물 약 180개로 구성된 설치 작품 ‘Light Drops’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낮에는 아트 오브제로, 밤에는 반짝이는 물결로 변모하는 이 조형물은 조명 변화에 따라 다양한 색채를 구현하며, 공간 전체를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변화시켰다.
아트홀 A2 주변과 팔거리 일대에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설치작품도 마련됐다. ‘Flux’는 알고리즘 기반의 영상 생성 방식을 통해 데이터의 흐름을 실시간 시각화하며, ‘Rhythm in Droplets’는 관람객의 동작에 따라 빛과 소리가 즉시 변화하는 상호작용형 작품으로 시민들과의 적극적인 교감을 시도했다.
행사 관계자는 “올해 서울라이트는 정적인 감상에서 벗어나 관객의 참여와 반응을 중심에 두고 기획됐다.빛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완성해 나가는 매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8월 10일까지 매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DDP 살림터 인근 성곽길 입구를 시작으로 미디어파사드 관람, 잔디마당 체험, 수공간 아트워크 감상까지 연계 동선이 구성돼 있어 시민들이 여름밤의 도심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번 여름 행사를 시작으로 서울라이트를 계절별 정례 축제로 정착시키고, 도심 미디어예술과 야간 관광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