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응급실에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자 중 45.1%가 10~20대 청년층이었다. 20대가 1만2592건(27.2%)으로 가장 많았고, 10대도 8308건(17.9%)으로 적지 않았다.
현대 청년층은 SNS를 통해 타인의 삶을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자기 비하에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이상적인 몸매, 성공한 삶의 이미지, 극단적 감정을 조장하는 콘텐츠가 범람하며 심리적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자해·자살 시도의 방법을 보면, 69.4%가 약물 중독을 선택했고 그중 80.9%가 치료약물을 사용했다.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약물 정보와 높은 접근성이 청년층의 충동적 선택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청년층의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 치열한 경쟁 사회, 높은 취업 문턱, 불안정한 노동시장, 치솟는 주거비 등이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자마자 스펙 경쟁이 시작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취업 후에도 경제적 독립이 어려운 현실, 치솟는 집값과 불안한 고용 환경은 미래에 대한 절망감을 키운다.
자해·자살 시도자의 63.9%가 여성으로, 남성(36.1%)보다 월등히 높다. 학업과 취업 경쟁뿐만 아니라 외모 기준, 가정과 직장 내 기대 등 복합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한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성별 차별과 혐오 표현 역시 여성 청년층의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청년층의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선 단순한 치료적 접근을 넘어 근본적인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자유롭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문화, 체육, 여가 시설 확충이 필요하며,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청년층의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사회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도한 경쟁과 성과주의를 완화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층의 정신건강 위기는 계속될 것이며, 사회적 비용 또한 증가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