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창에 
시간이 멈춘 것처럼
나는 혼자 맞선다

텅 빈 공허함
비워둔 여백 사이로
슬픔도 더디게 머문다

불을 밝히지 마오
슬픔이 깔린 거리에
어둠이 짙게 내려앉는다

사라지지 않는 여운
그리워 그리워
바로 그리워해 본다

더 늦지 않게 
너무 늦지 않게
게으른 발걸음아

더디게 오시는 그대
짓눌린 어깨 어루만지며
잔잔한 불빛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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