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방지] 도로시설물 파손한 교통사고 제보
[부패방지] 도로시설물 파손한 교통사고 제보
  • 김운영
  • 승인 2019.04.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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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설물 파손한 교통사고 제보/사진:픽사베이
도로시설물 파손한 교통사고 제보/사진:픽사베이

야생화 또는 특이한 식물이나 특별한 장면을 발견했을 때 그 장 면을 촬영하여 자료로 보관하기 시작하면서 중요한 장면을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소형 카메라를 항상 벨트에 차고 다니는 습관 이 생겼다. 여행을 하거나 걷기나 등산을 할 때도 처음 보는 식물 을 발견했을 때 카메라가 없어서 촬영하지 못했던 적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나중에 그 자료를 다시 얻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후부 터는 소형카메라를 구입하여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다.

목감동장으로 근무하던 2010년 1월 13일 퇴근을 하면서 서울외 곽순환고속도로 교각 근처를 지날 때 도로중앙선에 설치한 가드레 일 완충장치를 파손한 차량을 발견했다.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어 그 장면을 촬영하였고 다음 날 출근하여 반딧불-e에 제보했다.

제보한지 몇 개월이 지난 후에 국선변호인이라는 사람에게서 전 화가 왔다.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여 제보한 분이냐며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사실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는데 당신들에게 유리할 것이 없을 것 같으니까 증인으로 신청하 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그 후 얼마쯤 지나서 법원에서 소환장이 왔다. 출석하지 않으면 구인을 하겠다고 하여 공판기일에 출석했다. 그리고 2010 년 5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현장에서 본대로 진술했다. 당시 촬영한 사진에도 눈이 녹아 차선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처럼 눈이 녹아 있었다고 진술했다.

2010년 12월 30일 당시 교통사고를 낸 여성으로부터 전화가 왔 다. 당시 제설작업을 하지 않아 눈이 쌓여 있었는데 왜 눈이 다 녹 았다고 답변했냐며 왜 법정에서 위증을 했냐는 것이다. 제설작업을 하지도 않았으면서 제설작업을 했다고 진술했으니까 위증을 한 것 이라며 고소를 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전화통 화에서 위증을 하지 않았고 본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했다고 하니 까 도로과에서 제설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관련증거를 가지고 있는 데 왜 거짓말을 하느냐며 소리를 질러댔다. 내용증명을 보낼 테니 까 제설작업을 했다는 증거 자료를 보내라고 했다. 나는 아주머니 에게 그런 서류를 보낼 생각이 없고 만약 검찰이나 경찰에서 관련 자료를 요구하면 그때 관련 서류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그 여성이 전화를 걸어와서는 내가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듣지도 않고 논리에도 맞지 않는 주장만 되풀이하여 더 이상 대화를 해봐 야 소용이 없을 듯싶어서 그럼 갖고 있는 증거서류를 갖고 고소를 하라고 했다.

며칠 후 그 여성에게서 내용증명이 발송되어 왔다. 도로과에 행 정정보를 청구하여 발부 받은 염화칼슘 관리대장이 첨부되어 있었 다. 염화칼슘 관리대장에 1월 4일 염화칼슘 99톤을 사용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 여성이 보내온 내용증명에 첨부된 사진에도 제설 작업을 하여 눈이 녹아 차선이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과 귀하가 첨 부하여 보내준 염화칼슘 관리대장상에도 1월 4일 염화칼슘 99톤을 사용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등의 내용을 간단하게 답변서로 작 성하여 내용증명으로 발송했다.

며칠 후 경찰이 오더니 목감동 교통사고 건으로 고소되었으니까 관련 자료를 준비했다가 진술하러 올 때 가져오라고 했다. 그 여 성은 교통사고 당시 무보험 상태였고, 교통사고 신고도 하지 않아 서 법원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 받았던 모양이다. 도로과 직원 들은 그 여성이 교장공모에 응모할 학교 선생님인데 이번 사건으로 물거품이 되었다고 했다고 했다. 선생님이면 세상 돌아가는 것은 알만한데, 사진만 봐도 눈이 치워진 것이 확인 가능한데 왜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공문을 결재하다 보니까 출장이나 출퇴근을 하면서 공공 시설물을 파손한 장면을 발견하면 원인자에게 비용을 부담하게 해 야 한다며 신고를 하라는 공문이 왔다. 지난해 교통사고 현장을 목 격하고 사진을 촬영하여 반딧불-e에 올렸다는 사유로 법원에 증인 으로 불려가고, 경찰서에도 불려가 진술서를 쓰고, 그 여성으로부 터 전화에 시달렸던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어떤 사건을 목격하고도 신고를 피하는 것이 신고를 한 후에 시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건 을 겪고 난 다음부터는 나도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는 것을 그만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