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 차량등록과태료 부과징수제도 개선
[자유기고] 차량등록과태료 부과징수제도 개선
  • 김운영
  • 승인 2019.03.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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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등록과태료 부과징수제도 개선/사진:픽사베이
차량등록과태료 부과징수제도 개선/사진:픽사베이

차량등록계장으로 발령을 받고 구 시청 자리(지금의 보건소자리) 에 있는 차량등록계 사무실에 들어서니까 좁은 사무실 안에 사람들 로 꽉 차있었다. 좁은 민원대기실에 약 50명은 서있는 것 같았다. 직원들은 모두 7명인데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었다. 민원 창구에 앉아 있는 직원이 화장실에 갈 때에는 민원인에게 “화장실 좀 다녀 오겠습니다”하고 민원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녀와야 하는 상황이 었다. 그렇지 않으면 야단이 나는 지경이었다.

민원인에게 인사를 하고 화장실에 가려고 하면 어떤 사람은 “왜 하필 내 차례가 되어서 화장실을 가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 면, 어떤 사람은 그냥 웃는다. 화장실에 가는 것도 민원인에게 승 낙을 받고 다녀와야 했다. 직원들이 불친절하게 한다면 화라도 내 겠지만 친절하게 하면서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민원인들도 웃음이 나오는 모양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떤 민원인이 억지를 부리며 시간을 끌면 뒤에서 기다리는 다른 민원인이 뒤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이제 그만하라고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며칠을 보내면서 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 이 들었다.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궁리를 하다가 민원인이 신청한 민원서류 하나에 표시를 해 두고 내게 도착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시간을 재어보았다. 직원들은 앞에서 민원을 처리 하고 나는 뒤에서 접수부를 작성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절차를 내가 맡아서 처리하면서 1건의 민원을 처리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표시를 해둔 것이다. 내가 표시해둔 민원서 류가 정확히 2시간 5분 만에 내게로 왔다. 민원인이 민원 한 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민원인이 앞에 많이 서있다 보니 공무원들은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 상황이다. 화장실에 가는 시간과 점심식사 시간을 제외 하고는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점심도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빨 리 먹고 와야 했다.

민원처리가 늦은 원인을 분석해 보니 직원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행정장비에도 문제가 있었다. 처리속도가 빠른 레이저 프린터가 시 중에 나와 있음에도 설치된 대부분의 프린터가 도트프린터이다 보 니 업무 처리속도도 느리고 잦은 고장으로 인해 업무처리 속도가 더 늦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일과가 끝난 다음에 직원회의를 소집했 다. 앞으로 일을 힘들지 않게 하려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했 다. “앞으로 민원을 처리할 때에는 설사 민원처리의 속도가 다소 느리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친절하게 처리를 해라. 지금까지 친절하 게 했지만 앞으로는 더 친절하게 하라. 이때까지는 민원을 빨리 처 리해 주기 위해서, 기다리는 민원인을 생각해서 양보를 해달라고 사정을 할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시비를 붙으면 묻는 최대한 친 절하게 말을 하면서 끝까지 응대를 해줘라. 그리고 일을 슬로우 슬 로우 처리하라”고 했다.

직원들은 내가 지시한 대로 잘 따라 주었다. 그랬더니 민원 처리 시간이 2시간에서 2시간 반 이상으로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 자 민원인들 중에 시장실로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여기에 있는 직원들은 너무 친절하게 해주고 있는데 직원이 너 무 적은 것 같다. 세 시간을 기다려야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며 직 원을 추가로 배치해 주어야겠다고 전화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났다.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사전에 원인분석과 대책을 준비해 가 지고 있었던 터라 언제든지 보고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드디 어 시장실에서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

시장님이 민원처리가 늦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서 현재 설치 되어 있는 프린터 대부분이 도트프린터가 설치되어 있어 업무처리 속도가 느린데 모두 레이저 프린터로 교체하고 직원을 4명 더 주셔 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총무국장, 총무과장을 부르더니 인원과 장비를 조치해주라고 지시를 했다. 총무과장은 인원을 우선 총무과에서 1 명을 조치하고, 1명은 교통과에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다음 날 바로 도트프린터가 철거되고 레이저 프린터가 설치되었고 인원도 2명이 추가로 배치되었다. 다시 직원들을 모았다. 이제 우리가 원 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이 되었으니까 민원처 리의 속도를 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랬더니 두 시간 걸리던 민원 처리가 한 시간 이내에 모두 처리되었다.

그런데도 가끔 찾아와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는 민원인이 있었 다. 대부분 자동차 검사과태료 관련 문제였다. 자동차 검사과태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 매일 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자에게 자동차검사 사전 예고문을 출력하여 발송해 주는 것을 보면서 대상 자들 모두에게 사전 안내문을 발송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민원인이 와서는 검사사전 안내문을 발송하 지도 않고 과태료 30만 원을 부과하면 어떻게 하냐며 집요하게 따 져댔다. 우리는 사전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고 했더니 그럼 근거서 류를 보여 달라고 하였다. 매일 검사사전 안내문을 발송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자신 있게 사전 안내문 발송 리스트를 꺼내어 민 원인의 차량번호를 찾았으나 아무리 찾아도 민원인의 차량번호를 찾을 수가 없었다.

민원인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고 어떻게 누락된 것 같은데 사 전안내문 발송은 법적으로는 의무가 없으나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서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는 것인데 선생님의 차량은 누락된 것 같 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누락되는 사례가 없도록 업무를 처리하겠 다며 사정사정을 해서 간신히 돌려보냈다. 그리고는 검사안내문 발 송이 누락된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방금 찾아온 민원인의 검 사 만료일이 언제인가를 확인했더니 그 민원인의 자동차검사 만료 일이 일요일이었다.

다음 날 담당직원을 불러 일요일에 만료일이 걸리는 사람은 검사 사전 안내문을 어떻게 보내느냐고 물었더니 담당직원이 “일요일 분 은 월요일에 다 나오고 일요일에는 안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검사안내문 출력 조건을 일요일만 주고 출력을 시켜 보라”고 지시 했다. 담당자는 “일요일분은 안 나옵니다”라고 계속 주장하며 출력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알았으니까 그래도 한번 일요일 분만 출력하는 조건을 주고 출력을 시켜보라고 했더니 일요일에 검 사 만료대상자가 200명이 넘게 출력되었다. 평일에 나오는 숫자만 큼 그대로 나오는 것이었다.

이때까지 검사만료일이 일요일이나 휴일에 해당되었던 사람들에 게는 검사사전 안내문을 발송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담당직원 에게 “앞으로 매일 발송하지 말고 일주일분씩 출력하여 일주일에 190 원칙을 지켰더니 해결되더라 2부 공직생활의 보람과 아쉬움 191 한 번만 발송하라”고 지시했다

그 이후로는 누락되는 사람은 없었으나 검사만료일을 깜빡 잊고 검사를 받지 못하였거나 예고문을 발송하기는 했으나 보통우편으 로 발송하다 보니 본인에게 전달되지 않아 검사일을 잊고 있다가 30만 원의 과태료 고지서를 발송하면 자신의 잘못은 인식하지 못 하고 와서 따지기고 했다.

검사과태료는 검사만료일까지 받지 않으면 2만 원의 과태료만 부 과된다. 그리고 한 달까지는 금액이 2만 원으로 같으며 한 달이 지 나면 3일마다 1만 원씩 추가되며 상한액이 30만 원이다.

과태료 수입을 많이 올리는 것보다 민원발생을 줄이는 일이 더 중 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민원의 발생을 줄이고 검사만료일 안에 모든 차량이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검사사전 안내문 발송이나 경과 안내문 발송이 법령에 정해져 있 는 것은 아니지만 매주 월요일마다 검사만료일까지 검사를 받지 않 은 차량을 검색하여 경과 안내문을 발송하되 등기 우편으로 발송하 라고 했다. 그래서 깜빡 잊고 검사를 받지 못한 사람은 1개월 이내 에 검사를 받게 하여 과태료가 2만 원이 넘지 않았을 때 검사를 받 도록 유도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직원들이 등기로 보내면 우편요금이 많이 소요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했다. 우편요금 문제는 내가 해결할 테니 시키 는 대로 하라고 했다. 우려했던 것처럼 우편 요금이 크게 늘어났다.

부도난 회사의 차량이나 문제가 된 차량들은 대부분 반송이 되었 고 등기 우편으로 발송하다 보니 수령자의 날인을 받아야 하지만 맞벌이 부부는 실제로 거주는 하고 있지만 낮에는 집에 없다보니 수령자 부재로 반송되어 오는 우편물도 많았다.

반송되어 오는 우편물에 대하여는 반송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반 송료도 만만치 않았다. 민원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 라며 우편 요금을 추가로 확보해줄 것을 추경예산에 요구하여 우편 요금의 문제는 해결했다.

검사만료일 1개월 전에 보통우편으로 한 번 사전 안내문을 발송 하고, 검사만료일이 지나도 검사를 받지 않은 차량에 대하여는 10 일 이내에 경과 안내문을 발송하였더니 설사 깜빡 잊고 검사를 받 지 못한 사람도 과태료가 2만 원이면 해결할 수 있었고 검사과태료 관련 민원은 크게 줄었다.

당시에 자동차검사 사전 안내문을 발송하도록 하는 의무규정은 없었고 보통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차량소유자에게 서비스 차원에 서 사전 안내문을 발송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시에 거주하는 자동차소유자에게는 교통안전관리공 단에서도 안내문을 발송해 주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음을 발견하고 교통안전관리공단 본사에 전화를 걸어 왜 시흥시 지역에는 검사 사 전 안내문을 발송하지 않느냐며 언론사에 제보를 하겠다고 했더니 앞으로는 발송할 테니까 제발 언론사에는 제보를 하지 말아달라고 사정을 했다. 그 후에 확인해 보니 시흥시 지역에도 교통안전관리 공단에서 검사 사전 안내문을 발송해 주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가 경과안내문을 발송하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건설 교통부에서 법령을 개정하여 검사기일이 경과해도 검사를 받지 않 은 차량에 대하여는 경과안내문을 발송하도록 법령을 개정했다. 우 리 시가 먼저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나중에 건설교통부에서 알고 시행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 시가 먼저 앞서 시행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고 보람도 있었다.

자동차 관련 과태료 부과·징수 프로그램이 연도마다 다른 컴퓨 터에 내장되어 있고, 프로그램의 버전도 제각기 달라서 체납과태료 를 부과하려고 하면 직원들도 어떻게 조회해야하는지 방법을 몰라 서로 물어가며 처리해야 했다. 압류된 차량의 압류해제를 하기 위 해서 체납여부를 조회하려면 3대의 컴퓨터를 검색해야 했다.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에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었는 데 컴퓨터를 다른 직원이 사용하고 있으면 하던 일이 끝나기를 기 다려야 되었기 때문에 민원인이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 졌다. 그래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하나의 컴퓨터에 하나의 프 로그램으로 모든 과태료 부과·징수 내역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료마을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직원의 도움 을 받아 통합 작업을 통해서 모든 과태료를 하나의 컴퓨터에서 조 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컴퓨터를 1대를 더 확보하여 그 컴퓨 터는 과태료 관련업무만 처리하는 컴퓨터로 지정해서 운영하였더 니 그 다음부터는 업무 처리속도가 크게 단축되었다.

과태료 부과·징수 프로그램을 정비한 후 체납액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누락되는 사례도 방지할 수 있었다. 과거에 는 1년에 과태료 수입이 4억 원 정도였는데 징수율이 크게 높아져 14억 원 정도의 과태료 수입을 징수할 수 있었다.

차량등록계에 근무할 때 토요일 전일 근무제가 실시되었는데 직 원의 반은 휴무하고 반은 나와서 9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하는 제도 였다. 한번 실시해 보니 토요일에 처리하는 민원이 평일보다는 적 었지만 평일의 4분의 3정도는 되었다. 반만 나와서는 민원처리를 감당해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원을 3개조로 나누어 3분의 1은 9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하고 3분의 1은 9시부터 13시까지 근무를 하고 3분의 1은 휴무를 취하는 것으로 했다.

공무원들은 대개 전임자들이 해온 일들을 그대로 답습하려 한다. 전임자가 업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보고 그대로 따라서 하려고 만 하지 새로운 도전에 두려움을 갖곤 한다.

하지만 나는 차량등록업무를 담당하면서 민원인의 대기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민원인은 물론 공무원의 입장에서도 개선할 필요 가 있다고 생각했고 개선을 통하여 민원업무 처리시간을 크게 단축 하여 민원인의 편의를 도모하였고, 공무원의 입장에서도 다소의 여 유를 갖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개선의 목적이 세외수입의 증대보다 민원인의 입장에서 빨리 처 리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고 다소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자동차검사를 정해진 기일 내에 받게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민원인을 편하게 하고 민원을 처리하는 공무원도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민원이 발생하면 왜 민원이 발생하는지 면밀히 살폈고 그 해결책 이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모든 문제를 완전 하게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낼 수 있었다. 공무원들이 업무처리 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고, 민원인이 대기하는 시간도 크게 줄어들었다. 검사과태료와 관련된 민원은 크게 줄였지만 과태료 수입은 오히려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