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선택의 비결은 결국 책임의식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세상에 후회만큼 견디기 힘든 감정은 좀처럼 없다. 우리가 올바른 판단을 위해 그렇게 고민하는 건 결국 후회하지 않고 싶어서일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중요한 판단이 필요한 순간이 일생 동안 끊임없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학생이라면 대학과 전공 선택, 휴학이나 전과, 유학 등을 두고 일생을 건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많겠지만, 사회에 나오면 취업, 결혼, 자녀 출산 등을 위해 전과 비교할 수 없이 큰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모든 관문이 끝나도 죽을 때까지 직장과 생계, 인간관계 등을 두고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여야 한다. 어쩌면 삶이란 오직 선택의 연속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사람에 따라 판단할 때 주로 사용하는 기준이나 과정은 각기 다를 것이고, 그것이 그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을 결정한다. 어떤 식으로든 누구나 후회 없는 판단을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되도록 후회를 적게 하는, 대체로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즐겨 사용하는 판단 방법과 기준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보면 객관적으로 비슷한 환경과 재능을 타고났음에도 불구하고, 늘 후회와 불평으로 점철된 삶을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 자세히 비교해 보면, 그들이 각자 판단이나 선택을 할 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 출처:픽사베이

첫째, 후회 없는 판단을 하는 사람은 주체적으로 판단한다. 물론 주변인들의 조언을 듣고 참고하기는 하지만, 최종적인 판단을 할 때는 스스로의 마음이 가는 대로 결정하며 그 사실을 분명히 인정한다. 주체적인 판단이 왜 중요할까? 어차피 모든 판단을 할 때 결과를 완벽히 예상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그 결과에 책임지겠다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판단할 때는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 자신이 주체적으로 판단했다면 물론 후회가 되겠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책임지겠다는 마음가짐이 쉽게 된다.

그러나 자기 마음과 달리 다른 사람의 의견에 휘둘려, 혹은 의존하여 판단을 했다면 어떨까? 기대 밖의 결과가 나왔을 때 자기 마음을 따르지 못했다는 후회와 더불어, 그 결정을 이끌었던 누군가를 향한 원망을 지우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주체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사람이 어렸을 때는 판단 능력이 온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이고 경험도 없으므로 보호자의 선택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어른이 된 후에도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만족스런 인생을 살 수가 없다. 의존하는 상대와의 관계가 영원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바를 스스로의 선택과 노력으로 성취하는 데서 오는 진정한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남에게 의존한 판단이 계속되면, 심지어 기대했던 결과가 나온 경우라 해도 자기 스스로 판단했을 때의 결과는 어땠을지 줄곧 미련이 남게 된다.

또 스스로 판단을 해 봐야지만 그 결과에 만족했든 실망했든 간에 거기서 교훈을 얻고 보다 더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경험과 요령을 쌓을 수 있다. 처음엔 겁이 나고 서툴더라도 반드시 책임감을 갖고 주체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연습을 일찍부터 해야만 한다.

둘째, 후회 없는 판단을 하는 사람은 현실을 직시한다.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란 그에 따르는 혜택은 물론 위험과 기회비용도 있다는 뜻이다. 일방적으로 좋은 점, 혹은 나쁜 점만 있다면 고민할 이유도 없다. 보다 나은 판단을 위해서는 여러 경우마다 따르는 이점은 물론 그를 위해 치러야 할 대가와 리스크(위험요소)까지도 두루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한다. 후회하는 판단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이를 과소평가하거나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생각지 못한 문제는 언제나 있을 수 있으나, 그보다는 안 좋은 가능성들은 생각하기 싫어서 외면하다가 뒤늦게 직면하게 되는 경우이다. 즉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리스크를 너무 많이 생각한 나머지 때를 놓치거나 실행을 하지 못해 후회하게 되는 경우도 분명 있다. 균형 감각이 필요한 지점이다. 사실 리스크를 과대평가, 혹은 과소평가하는 성향은 타고난 면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타고난 성향 탓에 몇 번 시행착오를 했다면 거기서 교훈을 얻어 스스로를 파악하고 균형을 잡으려 노력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매번 같은 패턴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고, 후회와 불평불만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다. 성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책임감이다. 앞서 말했듯 모든 선택에는 리스크가 있는 법이므로, 이를 처음부터 분명히 직시하고 결정했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의식도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 예상할 수 있는 리스크마저 간과했다는 것은 그 역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볼 수 있다. 그런 태도로는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없다.

▲ 출처:픽사베이

셋째, 후회 없는 판단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매달려 감정을 소모하기보다는 현재 상황을 개선할 방법을 찾는 데 에너지를 쓴다. 자신의 지난 실수만을 탓하며 그 결과를 되돌릴 길은 없으리라는 좌절에 빠져 더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태도 또한 스스로의 선택에 더 이상 책임질 자신이 없다는 회피 기제로 볼 수 있다.

결국 모든 관건이 책임감의 문제로 귀결되는 셈이다. 사실상 어떤 판단에 앞서 아무리 많은 정보와 조언을 모으고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본대도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얻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불확실성, 예측 불가능성은 그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삶의 본질적 속성이다. 그런 인생의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주체적으로 책임지려는 자세야말로 진정 후회 없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올바른 판단이란 현실을 직시하고 주체적으로 결정하여 그 결과를 책임지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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