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현경의 신작 '그래, 이혼하자'가 출간되었다.  신간 그래, 이혼하자는 이혼의 과정에서 깨닫는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 보는 소설이다. 

책은 사랑스러운 눈빛을 주고받는 두 남녀가 서있는 결혼식장. 평생 이 사람만을 사랑하겠노라 혼인 맹세를 하는 부부에게는 앞으로의 행복한 미래만 가득할 듯 보인다. 누구나 이처럼 한번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만인의 축복을 받는 결혼식을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은 동화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던 해피엔딩도 아니고, 인생의 모든 불행을 없애주는 만병통치약도 아니다. 비장하기까지 했던 맹세는 머지않아 삶을 옥죄는 사슬이 되고, 나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20년 이상 살아온 상대와 나의 일생을 함께 한다는 게 그저 버겁고 고통스럽기만 하다.

최근, ‘비혼’, ‘졸혼’ 이라는 신조어가 급부상 하며, 다양한 삶의 모습과 가치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혼은 여전히 조금은 터부시되고, 부정적인 선인견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이혼 건수는 10만 9천 2백 건. 이혼 인구 10만 시대에 더 이상 이혼은 감추고, 비난하며, 모른 체할 일이 아니다.《그래,이혼하자》는 한 젊은 부부가 이혼이라는 위기를 겪으며 각자의 삶의 의미와 관계를 돌아보는 과정을 그려냄으로써 현대사회에서 결혼, 가족, 사랑, 우정이 갖는 참된 의미를 되짚어 본다.

이혼은 그저 인생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길 중 하나일 뿐!

여기 이혼을 고민하는 한 부부가 있다. 지칠 대로 지친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자 당차게 “그래, 이혼하자!”를 외치고 변호사와 이혼 준비에 들어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혼하는 것도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이혼하는 부부의 뒷모습을 찬찬히 따라간다. 등장인물의 감정 묘사와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이혼의 현실적인 부분들도 놓치지 않고 짚어준다. 법적 절차와 변호사와의 면담, 그리고 ‘준비서면’과 같은 실제 법적 문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본문까지. 법정 문서라 하면 딱딱하고 어려울 거 같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막상 본문에 실려 있는 문서들은 똑같은 상황도 어쩜 이렇게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마치 <사랑과 전쟁> 에피소드 한 편을 보듯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실제 이혼에 관한 법적 절차와 지식들도 알 수 있게 되는 것은 덤이다.

이혼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 책은 결혼 그리고 더 나아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물음을 독자에게 끊임없이 던져준다. 결혼 생활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결혼이나 관계에 대한 모습을, 결혼 생활 중인 사람이면 현재 나의 부부와 가족 관계를 돌이켜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책에는 결혼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 나온다. 명목상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며 실질적으로 남남처럼 사는 사람, 이미 이혼을 경험한 사람, 현실적인 관점으로 안정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해나가는 사람, 배우자에 진절머리가 나지만 참고 견디는 사람....... 이처럼 우리 인생은 하나의 모양이 아니고, 하나의 정답도 없다. 각자가 살아가는 방식, 옳다고 여기는 가치관에 따라 그저 인생의 매 순간 자신으로서 최선의 선택을 할 뿐이다. 주인공 하영은 이제 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고, 선택하지 않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인생임을. 그리고 결혼을 고민하고, 이혼을 결심했던 시간들이 결코 감정 소모나 시간 낭비가 아님을.

■ 줄거리

오픈 4년 만에 엄청난 성장세로 웨딩 업계에서 일약 주목받는 브랜드가 된 웨딩숍 지앤화이트.. 젊고 스타일리쉬한 동갑내기 부부 대표라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마케팅과 고객 관리를 주로 담당하는 세련된 아내 백하영 대표와 드레스를 전담하는 신비주의 남편 지원호 대표의 완벽한 앙상블. 함께 최고의 웨딩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꿈이 운명적 만남으로 이어진 8년차 동갑내기 부부지만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이들 부부 관계의 실상은 인간적으로는 물론이고 사업적으로도 오랜 갈등으로 폭발 직전이다.

그 와중에 두 부부 대표는 한 패션 전문 케이블TV 채널에서 기획한 웨딩드레스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진으로 섭외되고, 그 내용이 한 잡지 인터뷰 도중 언급된다. 그런데 정작 남편 지원호는 프로그램 섭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이를 계기로 그 자리에서 부부싸움이 벌어진다. 잡지사 기자가 보는 앞에서 한바탕 말다툼을 벌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백하영은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이혼을 통보한다. 남편 쪽도 이혼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 상황에 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라 이혼 조건을 놓고 좀처럼 합의가 되지 않는다. 아내의 이혼 요구가 진지하다는 사실을 알고 비상이 걸린 것은 남편보다 먼저 가족, 친구, 동료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달 후 남편에게 정식 이혼 소송장이 날아든다.

꿈을 향한 일념으로 젊음을 불사른 결실을 이제 막 손에 쥐려는 찰나, 뜻밖의 함정에 빠져 진흙탕에 구르게 된 두 사람. 그제야 앞만 보고 달려왔던 각자의 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들과 더불어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준비하는데...과연 그들은 과거의 실수와 상처들을 딛고, 한때 영원을 맹세했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까?

▲ 소설가 김현경

작가 김현경은 2004년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 2012년 5월 신인 작가로는 이례적으로‘대하 연애 심리 소설’≪신데렐라를 위하여(전 4권)≫로 데뷔하여 과감한 시도와 정제된 필력을 인정받았다. 2014년 4월 심리학 이론‘에니어그램’을 소설로 풀어낸‘실용 심리학 소설’≪어느 별에서 왔니≫를 출간하였고,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세종도서 문학나눔’소설 부문에 선정되며, 저자에게‘한국의 알랭 드 보통’이라는 별칭을 선사하였다. 같은 해 10월, 본격 심리학 팟캐스트 <어느 별에서 왔니 – 소설가 김현경의 에니어그램 이야기>를 진행하였고 대중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었다. 2015년 3월에는 자기계발서 열풍 시기의 베스트셀러들을 독창적으로 분석한‘자기계발 비평 에세이’≪7가지 인간 행복 사용 설명서≫를 출간하였다. 현재 에니어그램 전문 강사, 다양한 인간관계·심리학 관련 강사, 청소년 진로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수의 독립 출판물과 언론에 기고, 출연하며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으로 새로운 문학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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