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아이스크림 최대 50% 할인, 한우 공급도 평시보다 30% 늘린다

▲서울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에 가격 할인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2025.7.7 
▲서울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에 가격 할인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2025.7.7 

정부가 본격적인 여름철 물가 안정 대책을 가동했다.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 우려에 대응해, 감자와 배추 비축 물량을 대폭 확대하고 한우 공급을 늘리는 한편, 과일과 닭고기, 가공식품에 대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추진한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여름철 가격 불안이 서민 생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겠다”며 종합 물가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수급 안정과 소비자 체감 할인이다. 정부는 배추 비축 물량을 기존 1만7,000t에서 3만5,500t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고, 감자도 계약재배 물량을 늘린다. 아울러 저율관세할당(TRQ) 제도를 활용해 3,200t 규모의 감자 수입을 허용, 공급 부족에 대비한다. 한우는 여름철 수요 급증에 대비해 평시보다 1.3배 많은 물량을 공급한다.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할인 행사도 대대적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3주간 과일과 닭고기 등 주요 농축산물에 대해 최대 40% 할인 판매를 지원한다. 할인 한도는 1인당 2만 원이다. 라면,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은 7~8월 두 달 동안 최대 50% 할인 행사를 추진한다.

수산물 업계도 동참한다. 7월 28일부터 8월 21일까지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 6개 어종과 전복, 장어 등 보양식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이와 함께 전국 130개 전통시장에서는 일정 기간 국산 농축산물 구매액의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행사가 병행된다.

정부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최근의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가격은 지난해보다 36.5%, 배추는 일주일 새 27% 이상 올랐다. 폭염과 잦은 비로 작황이 불안정해, 7~8월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면서도, 기후 영향으로 인한 공급 불안이 반복되는 만큼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홍인기 농식품부 정책관은 “여름철 할인 지원은 장바구니 부담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기후 대응형 생산 시스템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기상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추가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농가 피해 최소화와 국민 생활 안정이 목표”라며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현장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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