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급하다는 의료진의 말에 생전의 약속 지켜주고자 기증 의사 먼저 밝혀
- ‘세 아이 잘 키울테니 하늘에서 늘 지켜봐 줘’ 마지막 인사 전해

▲사진: 기증자 조미영 님 가족 사진. 출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사진: 기증자 조미영 님 가족 사진. 출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10월 1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조미영(47세) 님이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밝혔다.

조 씨는 지난 9월 24일,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에 갔지만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뇌출혈로 인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상태가 되어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좌, 우), 간장, 신장(좌, 우), 안구(좌, 우)를 기증하여 7명의 생명을 살렸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에 가족들은 많이 힘들어했지만, 조 씨가 생전에 TV를 보며 기증 관련 뉴스가 나오면 혹시 우리가 저런 일이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기증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러한 마음을 가진 것을 알기에 조 씨의 남편은 9월 24일 저녁 의료진이 오늘이라도 바로 사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증을 할 수 있는지 먼저 문의했다. 또한, 이러한 기증 결심에 가족들 모두 동의했고, 사랑하는 엄마이자 아내가 한 줌으로 재로 남겨지는 것보다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살아 숨 쉬는 것이 조 씨가 바라는 일이라고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경남 하동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조 씨는 늘 밝게 웃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 세 아이의 가장 든든한 엄마이자, 남편에게는 자상하고 배려심 많은 아내였다고 한다.

조 씨의 남편 이철호 씨는 “가슴 속에서 항상 옆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게. 아이들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우리 잘 지내고 있는지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 얼마나 이쁘게 잘 키우는지.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면 신랑 고생했다는 말 듣고 싶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라고 말했다.

조 씨의 딸 이현주 씨는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잊지 않고 늘 기억 하면서 살게. 엄마,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라고 눈물의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증하자고 약속한 기증자와 그 약속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 동의 해주신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러한 사랑의 마음이 죽음에 맞닿아 있는 환자의 생명을 살린다. 소중한 생명나눔의 실천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남편과 아이들이 하늘에 있는 기증자를 그리며 이야기한 영상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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