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지구 행성 택시 드라이버 39일째 날 : 먹을까 먹지 말까
[자유기고]지구 행성 택시 드라이버 39일째 날 : 먹을까 먹지 말까
  • 이두용 동기부여 전문기자
  • 승인 2019.10.15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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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먹지 말까

집에서 12시에 점심을 먹고, 오후에 출근해서 지구 행성 택시를 시작하면 금방 배가 고프다. 그래서 항상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운전석 옆에 숨겨둔다. 

시청역 근처에서 한 여성 고객을 지구 행성 택시에 태웠다. 그 고객은 지구 행성 택시에 타자마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가까운 거리를 가서 죄송합니다.” “이쪽으로 가니까 차가 많아서 죄송합니다.” “제가 빵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러더니 가방에서 빵을 꺼내 먹으라고 줬다. 오늘 만든 빵인데 남아서 주는 거란다. 살짝 고민을 하다가 우선 받기로 했다.  

제가 빵을 만드는 사람입니다/출처:픽사베이

1분 정도 지나서 고객은 또 뭔가를 꺼냈다. “초콜릿 좋아하세요? 오늘 밸런타인데이라서 만든 건데 남았어요.” 그러더니 초콜릿을 주는 것이 아닌가. 작은 지구 행성 택시 안에서 안 받을 수도 없고 대략 난감하지만 또 받았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빵과 초콜릿을 준 고객은 내렸다. 그리고 이제 나의 고민이 시작됐다. “이 빵과 초콜릿을 먹어도 될까? 빵에 독을 넣은 것은 아닐까? 초콜릿에 이상한 것을 넣지 않았을까?”
  
2004년 대구에서 한 사건이 있었다. 대구 달성공원에서 63세의 한 남자가 벤치에 놓여 있던 개봉되지 않은 음료수(요구르트)를 마시고 쓰러졌다. 음료수를 마신 그는 2시간 만에 죽었다. 경찰이 요구르트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농약 성분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전에도 8건의 사건이 있었고, 14명의 피해자가 있었다.

내가 빵과 초콜릿을 먹어도 될지 고민한 것은 당연했다. 대구 달성공원 같은 사건이 나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지구 행성 택시를 운전하면서 난 먹을까 먹지 말까를 계속 고민했다.  이 빵과 초콜릿을 버려도 그 고객은 알지 못하니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꼭 먹어야 될 이유가 없다. 

“먹지 말자”라고 결정했을 때, 다시 반대로 생각해볼 필요를 느꼈다. 그녀가 처음 지구 행성 택시에 탔을 때의 모습, 가까운 거리를 간다고 미안해하던 마음, 자신이 만든 빵과 초콜릿을 나눠주는 순수한 마음, 지구 행성 택시에서 내릴 때 그녀가 한 인사를 생각했다. 그것은 따뜻하고 순수한 모습이었다. 

대구 달성공원 사건은 한 미친놈이 숨어서 벌인 사건이다. 그 사건에 비교한다면 이건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벌어진 일이다. 사람의 마음이 오고 간 행위인 것이다. 그런 행동에 거짓과 불순한 동기는 없는 것이 맞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니 답은 금방 나왔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다. 그런 미친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빵은 지구 행성 택시가 쉬는 시간에 다 먹고, 초콜릿은 집에 가져와서 아이들과 나눠 먹었다. 

빵과 초콜릿은 언제든 환영합니다/출처:픽사베이

믿음은 어떤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마음이다. 믿음이 없으면 이 세상은 너무 살기 힘든 곳이다. 가끔은 사람에게 속기도 하지만 믿음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 믿음은 우리를 든든하게 하는 보디가드 같다.

생명보험을 가입하면 나중에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연예인은 보디가드가 나를 보호할 거라고 믿는다. 아이들은 부모가 나를 지켜줄 거라 믿는다. 우리는 믿음을 가질 때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 고객을 믿어서 내 배는 든든하게 채워졌고, 우리 가족은 달달한 맛으로 행복했다. 당신이 실패와 실망으로 믿음을 저버렸다면 다시 회복했으면 좋겠다. 오늘부터 다시 누군가를 믿고, 무엇인가를 믿으면 예전에 맛보았던 달달한 맛을 다시 회복할 것이다. 

빵과 초콜릿을 주신다면 언제든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