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간 8월 14일에서 18일, 대한민국의 온도는 1℃ 올라간 것 같다.

교황의 미소, 행적, 메시지로 치유를 받고 새로운 희망을 얻어 각자가 자동발전기를 돌려 에너지를 내고 있는 것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지위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행사한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추앙을 받고 있고, 전 세계의 리더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동안 누적되어 왔던 대한민국의 지도층에 대한 비판이 원론적인 비판을 넘어서 세월호 참사와 윤일병 사건 등 상식을 벗어난 지도층의 리더십 부재를 통해 전 국민적 개탄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도층에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권한과 능력이 집중되어 있는데, 그들에게 주권을 대신 행사하게 한 국민들은 정작 그들을 믿을 수 없는 패러독스를 우리 사회는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우리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는 청빈했고, 심신이 어려운 사람을 우선하여 그가 가진 에너지를 나눠주려고 했고, 갈등의 해결책으로서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이 메시지를 즉시 그의 행동에서 검증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의 메시지는 더욱 강한 울림을 남겼다.

우리는 종교지도자로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니라 리더로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열광한 것이다. 그리고 열광을 표출하면서, 우리사회의 리더들이 변하기를, 아니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를 바랐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우리가 사회 각 분야의 리더에게 프란치스코 교황과 똑같은 리더십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정체성은 종교지도자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지도자들이 종교지도자를 100% 흉내 내는 것은 불가능 하며, 상황별 리더십의 측면에서도 최선의 대안은 아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리더로서의 덕목 중 한국사회의 리더가 배워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을 교황의 방한으로부터 배우고, 실천하려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인 공부가 아닐까 싶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배워야 할 리더의 덕목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현 리더들이 배워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명확한 비전을 토대로 자신의 철학과 잣대에 따라 중요도를 결정하여 리더로서의 권한과 권력을 행사하는 모습이다.

리더의 권한으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가치와 혜택을 나누어 받은 사람들은 리더를 따르게 되며, 그들이 진심으로 따르는 힘이 리더십의 토대이다. 리더가 리더로서의 권한과 권력을 자신을 위해 쓸 때 팔로잉 파워(진심으로 따르는 힘)를 잃게 되며, 자신이 아닌 어떤 가치나 타인을 위해 쓸 때 팔로잉 파워를 얻게 된다. 이타성이 미치는 범위가 클수록 팔로워가 많아지며 커지게 된다.

즉, 리더십이란 자신의 권한과 권위를 보다 큰 가치를 위해 올바로 사용할 때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리더십의 부재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어떠한 비전과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기꺼이 이타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검증하는 과정과 그러한 사람이 리더가 되도록 하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의 자질은?

한국 사회의 리더들이 가장 질타를 받는 부분은 리더로서의 능력보다도 이타성이라는 크고 숭고한 가치에 대한 의식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우리사회의 리더 중 ‘내가 제일 잘나가’형 리더는 많으나 ‘머슴형 리더’(소위, 섬기는 리더)는 드물다.

대개의 리더들은 프로필이 화려하고 똑똑하며 배경이 좋고 언론플레이와 정치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한국사회에서 리더로서의 생명력이 길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능력은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특징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최근 사회적인 문제를 보면 이러한 잣대들이 정작 리더의 가치관과 인성적인 측면을 간과하게 만들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중요시 되어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균형을 갖추지 못한 리더들이 사회 곳곳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좋은 리더를 만드는 첫 번째 힘

능력뿐만 아니라 가치관과 이타성이라는 덕목을 갖춘 리더가 우리사회 곳곳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힘이 결합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정부 조직권과 행정각부 장의 임명권, 공무원에 대한 임명권과 사면권을 가진 국가원수가 권한과 권력을 남용하고 서민권익과 경제를 훼손하는 사람은 과감히 교체하고, 철학과 인본주의 정신과 능력을 겸비한 리더를 임명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22대, 24대 대통령인 클리블랜드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데 공을 세운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고 청렴하지 못한 사람들은 사퇴시키고 임명하지 않았다. 클리블랜드 대통령처럼 한국에도 부정부패 척결을 위하여, 지도층 중 리더로서의 가치관과 이타성이 낮은 각 부처의 인사를 대거 수술하는 데 앞장 설 대통령이 필요하다.

본래 능력과 지식이 풍부하지만 가치관과 이타성이 낮은 사람들은 참모이상의 역할을 하기 힘들다. 이들이 리더로 군림하면 지금과 같이 사회악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현 대한민국의 18대 박근혜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리더십을 바로 세운 대통령으로 국민의 신임을 받기를 기원한다.



좋은 리더를 만드는 두 번째 힘

두 번째는 리더를 뽑는 우리들의 자세에 필요한 것이다. 우리사회가 리더를 뽑을 때, 분야와 조직의 크기를 막론하고 1차적인 정보에 의존하여 리더를 선발하는 혜안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특히, 대국민적 파급력과 권한과 책임이 막중한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선발할 때 정략적인 공방성 정보에 현혹되기 보다는 그의 비전과 가치에 진정으로 공감할 부분이 있는지와 그간의 행적으로부터 그의 메시지를 믿을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정치를 무조건 불신하고 외면하는 것은 리더십 부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회사의 CEO나 팀장을 내 손으로 뽑을 권리는 없어도 정치적 리더를 뽑을 정당한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 이 권리를 대강 행사하거나 자의적으로 비행사하고, 리더와 사회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팔로워의 모습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자.

좋은 리더를 만드는 세 번째 힘

세 번째, 미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녀야할 의식과 용기로부터 나오는 힘이다.

리더가 되고자 하는 꿈이 있는 사람들은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 깊이 사색해 보고 그것을 깨닫기 위해 노력하며, 실제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분야와 조직의 크기를 막론하고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리더를 필요로 한다. 리더야말로 하나가 아닌 둘 이상의 사람들이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유기적인 기능을 담당하며 전체로서의 힘을 발휘하도록 만드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가정, 조직, 지역사회, 회사, 국가 어디나 가치관이 명확하고 이타성이 있는 인성을 가진 사람들은 리더로서의 중요한 덕목을 갖춘 사람들이다. 이들이 갖춘 덕목이 현재 균형이 깨진 리더십의 덕목을 보강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인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지식과 능력을 연마하여 사회 각 분야의 리더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과감히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세 가지 힘이 결집되면 5년 후, 10년 후는 리더십의 부재 문제에 망연자실하는 우리의 자화상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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