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장무검 의재패공'(項莊舞劍 意在沛公), 항우의 조카 항장이 칼춤을 춘 뜻은 유방을 죽이는 데 있다, 라는 뜻입니다. 지난해 초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발하며 인용한 고사성어입니다. 

위기를 느낀 유방이 총공세로 반격에 들어옵니다. 중국발 사드 후폭풍. 군사 안보를 위시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배치는 경제 안보에 치명적인 타격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얼마전 중국 정부가 ‘한국관광 전면 금지’ 지침을 수도 베이징에 이어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상하이 여유국이 주요 여행사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15일부터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는 내용의 구두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지침은 7개 항목으로 특히 이 지침을 어기면 엄벌에 처한다는 항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으로 오는 ‘유커’는 급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커가 한국에서 소비하는 규모가 어느새 한국 GDP의 0.5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전초전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경제보복이 본격화 되면서 교역전반에 걸쳐 보복이 확산될 경우, 최악에는 17조원 이상일 수도 있다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공식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지난해 사드 배치 발표 후 한류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 금지 및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조치처럼 중국 정부의 공식 문건이 아닌 구두 메시지로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공식 문건이 없기 때문에 중국 측에서 부인할 경우 한국 정부가 이를 입증하기 어려울 뿐더러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국을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하던 정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사드 배치가 한반도 군사안보에 필수적인가 그렇지 않은가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중국의 보복을 감수하고 배치할 생각이었다면, 응당 최소한의 대응조치를 마련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는 구두 항의 외에 제대로 된 설득 절차가 없었습니다.

의문이 남습니다. 한미일의 동맹을 공고화 했지만 정작 한국의 이익은 무엇인가. 사드의 미사일 방어 효과는 미지수고, 사드로 인한 한미일과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는 오히려 북한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경제적 피해는 이미 체감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사드는 이미 한국에 도착했고 주한미군은 사드 배치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대책도 보이지 않는 급속한 사드 배치에 정부의 숨은 셈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최근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미간 공동 보조를 맞춰 사드가 오로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용 조치이고,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입장을 중국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말, 계속 했던 이야기 아닙니까? 이상 심층취재파일의 유창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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