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하자

[인성역전 에피소드 1]

팀프로젝트 어떻게 해야 할까요? http://www.podbbang.com/ch/12702

우리들은 ‘팀(team)’이라는 단어를 일상생활에서 정말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 단어의 의미는 뭘까? 몰라야 정상이다. 이 말은 서양 사람들이 언어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할 때 만들어진 고대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언제 만들어서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그 의미를 짐작하건데, 9세기 경,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북부 지역에서 ‘짐을 끌 사슴, 개, 말, 소 등이 잘 묶였다’는 의미란다. 아마도 발음상으론 타움(taum)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 추운 지방에서 ‘타움’은 정말 ‘썰매에 타’(일명 ‘야, 타!) 일지도 모르겠다.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모를 ‘팀’이란 말의 한참 후손격인 라틴어에서는 유럽 북쪽을 우리네 오랑캐 정도로 생각한 건 아닌가 싶다. 라틴어에서는 ‘tau’ 음가를 차용하지 않고 ‘묶여있는 말, 소’를 ‘이우금(iugum)’이란 단어로 표현했다. 물론 라-영 사전을 찾아보면 ‘team’으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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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팀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첫째, 언제 만들어 사용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된 ‘팀’이라는 단어는, 인간이 진정한 인간성을 갖추기 시작했던 그 처음부터 함께 한 시원적 단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고 하지 않았던가. 어떤 사람이 어떤 ‘팀’(나라, 민족, 고향, 회사, 출신학교, 동아리, 동호회, 카페 등등 다 좋다)의 일원이라는 것은, 그 어떤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기본(전제)’을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그래서 누구랄 것도 없이 어떤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즉 사회성을 포기하는 순간 인간임을 포기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팀은 우리가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둘째, 팀은 짐을 운반하는 영특한 동물들의 무리를 일컫는 단어이다. 우리가 오랜 세월 키우고 부리는 동물 중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동물은 개, 말, 소 등이다(돼지도 머리는 좋은데,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꼼수를 부려, 식용 전용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 동물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다들 나름의 개성이 있어서 함부로 대했다가는 삐치기도 하는 매우 감성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동물들을 다루기는 무척 어렵고, 숙달된 조련사가 되기 위해서는 동물들의 감정까지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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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 사람이 동물을 헤아리듯 그 동물도 조련사의 마음을 헤아려주기도 한단다. 더 나아가 조련사가 해야 할 조련을 동물이 대신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즉 동물이 동물을 조련하는 것이다. 눈썰매는 사람이 끄는 것이 아니라 개들을 끌어가는 한 마리 개가 썰매를 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조련사가 리더 역할을 하는 개만 잘 통솔하면, 그 개가 알아서 나머지 개들을 리드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련사의 입장이 될 수도 있고, 썰매개들의 리더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감성적 소통 능력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셋째, 어원을 따르면 팀의 구성원들은 ‘묶여있다’. 우리는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거나 구속되기를 바라지 않지만, 사회 활동 속에서 어떤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알 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상황에서 그 집단을 벗어나려는 다른 구성원이 있을 때 우리는 그를 말리기 마련이다. 좀더 참아보자고 한다. 우리가 각자 짊어지고 있는 이 굴레를 절 끌고 나갈 때 사회라는 썰매도 잘 나갈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묶여있다는 사실은 나를 옥죄는 사슬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나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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