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턴트나 관련 전문가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기술자 출신 사장과 대화하기가 가장 어렵다.”, “기술자 출신 대표들은 기술의 완벽성에 몰입하다 도산하고, 경영자 출신 대표들은 일단 매출 올리는 것부터 집중해서 어떻게든 사업을 영위하면서 기술을 덧붙인다.”라는 소리가 있다. 또, 벤처투자자들은 대표자가 기술의 우수성만 얘기하는 경우 투자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기술이 중요한 시대에, 이렇게 기술을 무시하는 듯한 말은 도대체 왜 하는 걸까? 그것은 기술 자체에 몰입되어있거나 기술의 우수성만 강조하는 사장이 경영하는 회사 또는 제품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닌, 기술자 자신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일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기술기반 창업을 하는 많은 대표자들은 종종 자신이 고안하고 특허등록하고 우수하게 창조해낸 그 기술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경우가 생긴다. 스스로 보기에 이 기술은 너무나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더 좋은 쥐덫’의 함정에 빠지곤 한다.

▲  기술창업? 기술 집착을 버려라! _ 사진 출처 Pixabay.com

미국의 한 쥐덫 제조회사는 나무로 된 쥐덫을 개선하여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 쥐덫은 플라스틱으로 제조되어 기존의 쥐덫보다 예쁘고 위생적이고 무엇보다도 쥐를 더 잘 잡았다. 이 제품은 불티나게 팔려 쥐덫회사는 엄청난 부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그 쥐덫은 도태되고 말았다. 소비자들은 그 예쁘고 성능 좋은 쥐덫을 한번 쓰고 버리기엔 아깝다고 느꼈으나 잡힌 쥐의 시체를 직접 버리고 세척해야하는 끔찍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쥐와 함께 버리면 되는 기존의 나무 쥐덫을 선호했던 것이다. 더 성능 좋은 쥐덫이 아니라 더 저렴하고 버리기 좋은 간편한 쥐덫이 오히려 성공을 가져다주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의 한 조경자재업체는 몇 년 전 조경식재공사시 나무를 보호해주는 보호장치를 개발하였다. 나무를 외부 충격이나 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분과 영양분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나무에 공급해주는 기능까지 가진 획기적이고 우수한 제품이었다. 이 제품은 어느 기관에 의해 잠시 사용이 되었으나 결국 시장확대에 실패하고 사업은 중단되었다. 그 이유는 가격이 꽤 비쌌고 굳이 조경업체들이 그 제품을 사용해야만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귀찮긴 하지만 기존에 해오던 방식대로 해도 비슷한 수준의 관리를 할 수 있는데, 굳이 비싼 돈을 주면서 그 제품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패인이었다.

기술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소비자가 구입하는 것은 회사가 개발한 최고의 기술이 아니라 소비자가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가치 또는 혜택이이라는 것이다. 즉, 그 기술이 우수하기 때문에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나 서비스가 더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거나 상징적 가치를 주거나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 등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경우, 또는 유사한 성능에 저렴한 가격과 같은 혜택을 주는 경우에 구입하는 것이다. 개인소비자와 기업/단체소비자의 특성에 따라서도 그 선호내용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B2C 사업과 B2B사업은 서로 다른 접근방식을 취할 필요도 있다.

기술의 완벽성 보다는 소비자가 얻는 차별화된 가치와 혜택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데 문제없는 수준의 기술로 1단계 사업화를 착수하여 우선 매출을 올리고 그 수익을 통해 다시 2단계, 3단계 기술을 개선하면서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을 높여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본시스템이 갖춰진 후에 다음 연재부터 몇회에 걸쳐 소개할 정부의 지원사업을 잘 활용하여 효과적인 수익창출 모델을 확립하고 운용하면 우리의 사업성장은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평범한 우리의 사업이 놀랍도록 특별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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