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당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철성 후보자가 신임 경찰청장에 공식 임명됐습니다. 순경 출신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지만, 음주 운전 전력이 밝혀지면서 경찰청장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오늘 심층취재파일에서는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 임명의 과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24일 청와대는 신임 경찰청장에 이철성 후보자를 공식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임 경찰청장에 임명된 이 청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졌는데요, 이 청장은 취임식에서 ‘과거 자신의 허물로 많은 심려를 끼쳐 동료 여러분께 미안하다’며 ‘국민과 동료 여러분을 섬기는 자세로 일하면서 마음의 빚을 갚아 나가겠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자정까지 국회에 이 내정자에 대한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를 송부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 채택은 무산됐습니다. 야당은 이 내정자가 23년 전 경감 시절 음주운전 교통사고 경력과 사고 조사과정에서 신분을 은폐했다는 의혹 등을 문제 삼았는데요, 그러나 박 대통령은 야당의 반대에도 법적절차에 따라 이날 이 내정자에 대한 임명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심사를 완료해야 합니다. 이 기간 동안 국회가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내 보고서가 송부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은 언제든지 경찰청장을 임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번 이철성 경찰청장의 임명은 이 법률 내용에 따른 것입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반대에 청와대는 이 후보자가 23년 전 일어난 사건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뜻을 수차례 밝혔고, 1995년 사면을 받았다는 점에서 사퇴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 임명을 강행한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 후보자 사퇴와 더불어 인사 검증 담당책임자인 우병우 민정수석의 부실 검증까지 지적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날 야권은 "국민 모욕이자 국회 모욕"이라며 이 내정자에 대한 임명 철회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인사청문회는 고위 공직자의 자질 검증과 함께 도덕성을 검증하는 절찹니다.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그것도 모자라 경찰 신분을 숨기고 내부징계를 회피하려했던 후보자를 임명 강행한 과정을 지켜볼 때, 인사청문회가 단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지는 않는가,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상 심층취재파일의 유창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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