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가 AI컴퓨팅 센터 재추진…민간 지분 70%로 확대

2025-09-09     정선주 기자
▲29일 울산시 남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서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버튼 세리머니 후 폭죽이 터지고 있다. 2025.8.29

정부가 두 차례 유찰됐던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이번에는 민간 참여 확대를 위해 지분 구조와 반도체 도입 비율 등 기존 조건을 대폭 완화해 재공모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열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민·관 협력으로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 이상을 확보해 AI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정부 GPU 확보 사업을 통해 2만8000장을,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을 통해 9000장을 내년 상반기까지 확보한다. 이후 민·관 합작 형태의 국가 AI컴퓨팅 센터를 통해 2028년까지 1만5000장 이상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운영 구조에서 민간 비중이 크게 확대된다. 당초 정부가 51%의 지분을 확보하는 안에서 벗어나, 민간이 70%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또한 정부가 원할 경우 투자금을 민간이 되사야 하는 ‘매수청구권(바이백)’ 조항은 삭제됐으며, 국산 AI 반도체 도입 비율 목표(2030년까지 50%)도 의무가 아닌 권고로 완화됐다.

총 사업비는 2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민·관 출자와 정책금융 대출 등을 통해 조달된다. 입지는 지역 균형발전을 고려해 비수도권에 조성된다. 서비스 요금 체계와 운영 모델은 민간 주도로 설계되며, 정부는 통합투자세액공제 비율을 최대 25%까지 확대하고 전력계통 영향평가 신속 처리 등 정책적 지원을 제공한다.

사업 공모는 다음달 21일까지 진행되며, 참여 기업은 20~21일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기술·정책 평가와 금융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구축에 들어간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첨단 GPU 5만 장을 신속히 확보해 AI 생태계 활성화의 기폭제로 삼겠다”며 “국가 AI컴퓨팅 센터가 AI 모델·서비스와 첨단 반도체 산업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거점으로서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