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아이콘 요셉] 유다와 운명적인 만남

2022-06-21     정기원 종교칼럼니스트
대도무문을 영어로 옮기면 프리웨이에는 톨게이트가 없다(There is no toll gate in freeway) 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픽사베이

다말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절망적 상황에서도 결코 우물쭈물 하거나 머뭇거리지 않는 용기와 결단을 보여 주었다. 집을 사기 위해 백 여채의 집을 보고도 마땅한 집을 고르지 못해 우물쭈물 하다가 결국 집 사기를 포기하는 비겁한 용기(?)와는 달리 그녀는 집념과 열정으로 가득 찬 여인이었다. 그녀는 누군가 즐겨썼던 말인 “대도무문”을 외치며 정면돌파를 시도하였다. 대도무문을 영어로 옮기면 프리웨이에는 톨게이트가 없다(There is no toll gate in freeway) 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튼 마음이 괴롭다고 머리카락 잡아 뽑아 봐야 나중에 견적 비 만 더 나온다. 걱정한다고 사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꿀벌은 몇 번 시도해보고 안되면 포기하지 않는다. 그 건 꿀벌이 아니다. 꿀벌은 슬퍼하거나 괴로워할 시간이 없다. 꿀벌처럼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승리의 법칙을 그녀는 알았다.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 그 일을 해내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최상의 길이다.

유다는 아내가 죽자 장례식을 마치고 아내를 위한 애도 기간이 끝난 후 여자의 유혹을 받기 쉬운 때에 친구와 함께 양털을 깎으려고 딤나로 올라간다.  사진:픽사베이

12절은 얼마 후에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는 다말이 과부의 상태로 상당 기간의 시간을 보냈음을 시사한다. 유다는 아내가 죽자 장례식을 마치고 아내를 위한 애도 기간이 끝난 후 여자의 유혹을 받기 쉬운 때에 친구와 함께 양털을 깎으려고 딤나로 올라간다. 훨씬 먼저 남편이 죽은 뒤 오랜 기간이 지나도록 과부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다말과 홀아비의 상태에서 즉시 벗어나려는 유다가 대조를 이룬다.

양털을 깎는 기간은 기쁨과 축제의 기간(삼상25:11, 36, 삼하13:23, 28)으로 봄에 행사가 있었고 양 털 깎는 기간은 10일 정도 되었다.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많은 남자들이 집을 떠나 장기간 고된 노동을 해야 했다. 노동이 끝난 후에는 축제 파티가 벌어졌다. 다말은 외로움을 심하게 느끼는 유다의 심리 상태와 그가 딤나로 오는 것을 알고 최적의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였다. 그녀는 거사를 계획하고 즉시 실행에 옮긴다. 성공의 가능성이 1%밖에 되지 않는 위험한 일에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걸고 승부한다.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 앞에서 성공의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지는 것은 사치스러운 생각이다.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친구에게 빠삐용은 외친다. “나에게 생존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나는 자유를 쟁취해야 해”  사진:픽사베이

13년간 10번이나 탈옥을 시도하여 마침내 성공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추억의 명화 “빠삐용”에서 자유의 상징인 나비 문신을 한 주인공 스티브 맥퀸이 감옥에서 깊은 우정을 나누는 친구 드가(더스틴 호프만)에게 함께 바다로 뛰어내려 탈출하자고 제안한다.

죽음이 두려워 거절하는 친구에게 빠삐용은 외친다. “나에게 생존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나는 자유를 쟁취해야 해” 상어 떼가 우글거리는 악마의 섬에서 탈출을 결심한 그는 절벽아래 바다로 뛰어내리기 직전 드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한다. “4번째 파도야” “준비됐어?” “할 얘기가 있어” “아무 말도 하지마” “진심으로 미안해” “알아” “넌 죽을 거야, 알지?” “그럴지도” 뜨거운 포옹이 끝난 후 그는 야자 열매를 채운 자루를 바다에 던지고 그 위로 뛰어 내린다. 자유를 얻고자 하는 일념으로 바다에 몸을 던져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 후 바다에 떠 내려가는 빠삐용의 모습이 클로즈 업 되면서 막을 내리는 이 영화는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서 가슴이 터질듯한 벅찬 감동의 눈물로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다말은 얼굴을 가리고 유다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그를 기다린다. 그녀는 레비레이트 법을 무시하는 유다 자신이 직접 법을 준수하도록 유도한다. 지혜로운 그녀는 그녀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미리 예상하고 대비책을 세운다. 유다는 그녀를 창녀로 간주하고 접근한다. 당시 창녀에는 일반 창녀와 신전 창녀의 두 종류가 있었다. 결혼한 여자가 종교적인 서약이나 종교의식에 따른 창녀행위 등의 이유로 나그네에게 몸을 허락하는 것이 용인되었으며 일반 창녀(조나, zona, 15절)는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신전에서 일하는 신성한 창녀(코데샤, kedesha, 21절)는 얼굴을 가렸다.

유다는 자기의 젊은 며느리를 오랜 기간 방치해 둔 채 자신의 욕심 만을 채우려고 한다.  사진:픽사베이

16절에 성욕을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접근하는 유다의 모습은 39장의 요셉이 성욕을 제어하고 범죄하지 않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유다는 자기의 젊은 며느리를 오랜 기간 방치해 둔 채 자신의 욕심 만을 채우려고 한다. 그는 아직도 다말에게 행한 불의가 얼마나 큰 죄인지를 깨닫지 못한다. 몸이 달아올라 성급하게 다가오는 유다에게 그녀는 전문 직업 여성처럼 사무적으로 대한다. 먼저 얼마를 지불하겠느냐고 선불을 요구한다. 지금 현찰이 없는데요, 나증에 돈을 갖다 드리면 안 될까? 하는 질문에 그녀는 당신을 어떻게 믿어요? 한 두번 장사해요? 크레딧 카드와 운전 면허증을 맡기세요 하고 신분증을 요구한다.

그것은 다말이 갖기 원했던 자기 자식의 아버지를 입증하는 신분증이었고 그녀를 위기로 부터 구원하는 유일한 도구가 되었다. 다말은 담보물로 세 가지 소지품을 요구했으나 실제로는 두 가지였다. 인장은 조그만 돌이나 쇠붙이로 만든 실린더 인장으로 계약서에 사인할 때 부드러운 진흙에 굴려서 사용하였으며 끈은 인장에 연결된 끈으로 목에 걸고 다녔다. 지팡이는 권력, 권위를 상징하며 소유자의 이름을 맨 윗 부분에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