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구전으로 내려오는 종가음식의 조리법을 현대화하고, 현재 사용하는 계량 단위로 표시해 조리법을 정리했다.
이번에 재현한 종가음식은 ‘맛나지’와 ‘무채말랭이’로, 수원 백씨 인재종가(전주 학인당)에 내려오는 음식이다.
맛나지는 쇠고기를 한입 크기로 저민 후 익힌 음식으로 장조림과 비슷하며, 꿀과 배즙을 사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만한 맛이다.
핏물을 빼 낸 쇠고기 사태살을 삶은 후 얇게 잘라 양조간장, 한식간장(조선간장), 배즙 등을 넣고 졸여 내면 된다. 이렇게 만든 맛나지는 냉장 상태에서 한 달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원래는 고기 양념, 숙성, 애벌조림, 2차 조림 등 여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나 이번에 바쁜 현대인의 생활 양식에 맞춰 조리법을 간편하게 정리했다.
무채말랭이는 두툼한 일반 무말랭이와 달리 쫄깃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가느다랗게 썬 뒤 말려 이용한다. 잘 마른 무채를 무쳐 먹거나 김밥에 넣어 먹는 것도 별미다.
무채말랭이 삼색무침은 무채말랭이를 미지근한 물에 20분 불린 후 물기를 꽉 짜고 소금이나 간장, 고춧가루로 각각의 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이다. 무채말랭이 김밥은 양념으로 무친 무채말랭이를 김밥 속 대신 넣어 만드는 간편 요리다.
농촌진흥청은 2010년부터 종가음식을 발굴해왔고, 2014년부터는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현대화하는 연구를 해왔다. 현재 재현한 종가음식 조리법은 해평 윤씨 가문의 돼지고기잡탕 등 총 60가문 134종이며, 맛나지처럼 조리법을 표준화한 것은 6종으로 앞으로 종가음식 조리법의 현대화를 지속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가공이용과 박영희 농업연구사는 “종가에서 종부의 소임은 봉제사접빈객이라 할 만큼 드나드는 방문객이 많아 손님 접대를 위한 음식이 발달했다”며, “그동안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웠던 종가음식을 반찬으로 활용해 식단을 다채롭게 하고 종가의 전통과 정성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