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필자
사진:칼럼니스트 윤슬

 

엄마가 되기 전 꼬박 10년을 직장인으로 살았다.

그때는 그 회사가 내 삶의 전부였고, 그렇기에 세상의 모든 것이 그 회사라는 착각 속에 살았었다. 아이를 낳고 입덧이 심해 회사를 관두게 되고, 아이가 4살이 되는 지금까지 육아맘으로 살다 보니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세상은 넓다” 라는 것.

 

오히려 아이를 낳기 전, 퇴사를 하기 전에는 몰랐던 세상들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었고, 내가 보지 못했던, 볼 수 없었던, 보지 않으려 했던 세상들도 이글이글 여기저기서 타오르고 있었다. 결혼을 하고 달콤한 신혼 생활도 잠시, 나는 지독한 시댁 갈등을 겪었고, 아주 어릴 때부터 꿈꿔 왔던 작가의 꿈을 나의 시댁 갈등 이야기로 펼쳐 내기 시작했다. 엄마가 되면서 겁이 없어졌다 랄까? 아니 더 좋은 말로 용기가 생긴 것이라고 하자.

 

그렇게 아이가 두 돌이 되기 전 나의 첫 책을 출판하고, 유튜버도 해보고, 그러다 어떤 환경 때문에 잠시 모든 것을 놓았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싶은 것,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염원을 놓지 않고 다시 글을 찾게 되었다.

 

엄마가 되는 건, 지키고 싶은 것과 나보다 소중해지는 것이 생기는 것이기에, 초월적인 도전과 힘과 용기가 함께 샘 솟는 일인 것 같다. 필자는 바로 이것이 현재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엄마가 되면 내 삶, 내 시간, 내 모든 것이 뒤로 물러나는 듯 하지만 사실은 내 뒤로 물러나 있던 것들이 앞으로 불쑥 튀어나와 나의 새로운 모습을 겪게 되고 나의 몰랐던 모습을 꺼내보는 계기가 된다.

 

이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모든 것은 이렇게 양날의 검 같다. 모든 것이 좋을 수도, 모든 것이 나쁠 수도 없는, 그 상황 그 시간에 맞는 최선의 내가 튀어나와 나를 숨쉬게 한다.

 

지금은 새로운 도전에 눈을 떴다. 물론 글은 내가 죽을 때까지 가져갈 나의 바람 이자, 나의 삶이자, 나의 희망이다. 이 글과 함께 새로운 도전이라 함은 바로 옷 만들기! 평소에 옷에 관심이 많았고 남들에게 옷 꽤나 잘입는다 라는 소리를 들었던 터라, 언젠가 한번 옷을 만들어 봐야지 라고 생각했던 그 찰나의 꿈이 미싱을 삼으로써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특허청에 나의 브랜드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나의 삶은 나의 꿈은 정해진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시댁갈등은 내 꿈의 추진력이 되었고, 패션에 대한 흥미는 다른 꿈의 발판이 되어 줬다. 태어나서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지금의 내가 되어있다.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드는 내가 되려면 끊임없이 바르게 생각하는 내가 되어야 한다. 이것만 놓지 않으면 시간은 언제나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 줄 것이고, 그 시간은 나에게만 나를 향해서만 나를 위해서만 보답해 줄 것이다.

 

그러니 엄마! 엄마의 시간을 살자! 이 시간들은 분명히 헛되지 않은, 차곡차곡 나에게 다가오는 도전이자 힘이자 용기일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