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 작가 박종미 (미야캘리)
캘리그라피 작가 박종미 (미야캘리)

 

태극기 이불

                   

젊음을 조국에 바치고
온몸을 조국에 헌신한 당신

전쟁의 기억이 없어서 일까
이념이 달라서 일까

국가가 해준 것이 없기에
나도 국가에 해줄 것이 없다며
당당하게 거침없이 외쳤다
나라가 없던 슬픔도 모른 채
나라 찾은 기쁨도 잊은 채

당신은 몸던져 나라를 챙겼는데
난 내 몸 하나 챙기기만 했다
집 대문에 건곤감리 내걸고
양심 없던 죄 고개 숙인다

끔찍한 포탄을 피해 다닌 당신
전투로 지켜낸 조국이기에
국가가 당신에게 해준 것은 훈장 하나

나는 살아 있어도 죽은 이념이 가득이고
당신의 무용담은 죽어 있어도 살아 숨 쉰다

살기 좋은 날을 열어준
전쟁과 희생으로 얻은 나라

낡은  군복과 그 곁에 핀
흰 소국이 시선을  잡고
총탄 자국 가슴에 박힌
태극기 이불을 덮는다

편하게 쉼이 있는 무덤 앞에
무궁화 꽃 선홍빛이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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