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 권영미 (목단)

검은 망토

 

서운해하지 않을래

휘둘리지 않을래

차분히 널 기다려

손가락 사이로 추락하는

한 줌 모래 알들

 

아낌없이 주고플 때

기대하는 게 많을 때

의존하고 싶을 때

더 좋아할 때

내 눈에 펼쳐진 안개

그 건 검은 망토였어

 

내가 만난 건 그림자였어

연연하던 마음이 편안해져

안개에 가려진 어둠이 걷혔어

 

그날을 기억해

홀가분히 벗어나서

훨훨 나비가 되어

꽃밭으로 날아든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꽃은 언제나 날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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