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망토
서운해하지 않을래
휘둘리지 않을래
차분히 널 기다려
손가락 사이로 추락하는
한 줌 모래 알들
아낌없이 주고플 때
기대하는 게 많을 때
의존하고 싶을 때
더 좋아할 때
내 눈에 펼쳐진 안개
그 건 검은 망토였어
내가 만난 건 그림자였어
연연하던 마음이 편안해져
안개에 가려진 어둠이 걷혔어
그날을 기억해
홀가분히 벗어나서
훨훨 나비가 되어
꽃밭으로 날아든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꽃은 언제나 날 반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