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병, 콜레라, 스페인독감, 장티푸스, 매독의 펜데믹 사례

[사진: 한국투데이 아카이브]
[사진: 한국투데이 아카이브]

코로나바이러스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등장했고, 5개월 동안 3백만 명 이상의 확진자와 23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했다. 전 세계로 퍼져나간 코로나바이러스는 216여 곳의 국가와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에 WHO는 3월 11일 팬데믹(범유행)을 선포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이 급속히 확산한 이유는 현대 사회가 교통수단의 편리로 지역, 국가 간의 이동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과거 전쟁과 교육을 통해 대륙간에 대유행을 하며 인류 역사를 바꾼 전염병의 확산 과정과 감염 경로를 살펴본다. 

 

흑사병은 중국에서 최초 시작되어 몽골 서방 원정에 의해 확산

흑사병은 중세 시대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5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이다. 설치류 사이에 생기는 돌림병이었으나,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감염되고 감염된 벼룩이 다시 사람을 물었을 때 전염된다. 몸이 검게 변하면서 죽기 때문에 흑사병이라고 부른다.

비단 중세 시대에만 존재하는 병은 아니며, 현재도 발병하고 있다. WHO에 따르면 2010년부터 매년 2,000건 이상의 흑사병 사례가 보고되었다. 작년 2019년도에 중국에서 2명의 흑사병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마다가스카르는 얼마 전까지도 흑사병으로 고통받는 지역이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12년도, 2017년도 흑사병이 발생했고, 2017년도에는 2,417명 환자가 발생해 209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흑사병은 몽골이 서방 원정을 떠나면서 비단길을 따라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타슈켄트 지역을 건너, 흑해, 크림반도를 거쳐 이탈리아에 도달했고, 메시나, 제노아 등지를 거쳐 유럽 전역으로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레라는 인도 내륙의 풍토병이었지만, 인도를 지배했던 영국에 의해 전파

주로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전염되는 수인성 전염병이 콜레라이다. 원래 인도 내륙에서 돌던 풍토병으로 1770년 서양인들에게 최초로 알려지게 되었다. 18세기 초 영국이 인도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던 시기인 1781년 인도에 주둔한 영국군 500명 이상이 콜레라로 죽었다. 영국의 식민지 지배로 군인들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인도 내륙에서 시작한 콜레라가 1814년 갠지스강 유역 도시로 이동했다. 콜레라는 1829년 유라시아 대륙을 휩쓸고 미국으로 건너간다. 1831년 영국에서 처음 콜레라 희생자가 발생했고, 1849년까지 1차, 2차 유행을 거치며 7만 명의 목숨이 희생되었다. 1854년 콜레라가 다시 창궐하며 24시간 만에 70여 명이 사망했다.

1883년 영국의 식민지 이집트에서도 콜레라가 창궐하며 3개월 동안 5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도 조선 시대인 1821년에 콜레라가 처음 유입되었고, 괴질환자로 기록되며 열흘도 안 되어 1,000명이 죽고, 총 10만 명이 사망하는 80~90%의 치사율을 기록했다.

1820년 이후 20세기에는 6차례 콜레라 대 유행을 겪었으며 현재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 2016년~2017년도에는 내전 중인 예멘에 콜레라가 창궐해 20만 명 이상이 감염되고 많은 아이를 포함한 1,300명의 목숨이 콜레라로 사망했다.

스페인 독감은 미국에서 시작되어 유럽에 파견된 미군을 통해 확산

코로나바이러스 증상과 매우 흡사한 스페인 독감은 유행성 독감이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전염된다. 영국에서만 25만 명이 사망했고 전 세계 적으로 최소 5천만 명에서 최대 1억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세계대전으로 42만 명 정도가 사망했는데,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독감이다. 1917년 말에 발생해 1년 내내 확산 후 1919년 4월 소멸했다.

제1차 세계 대전 중인 2018년 봄, 미국에서 시작되어 유럽에 파견된 미군을 통해 프랑스, 스페인으로 퍼졌고 전염성은 강했으며, 6월 말까지 스페인에 약 8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에서 시작되어 미국 독감으로 명칭이 될 것 같지만, 세계대전 당시 중립국이었던 스페인 언론이 독감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고 이로 인해 정보를 얻었다고 해서 스페인 독감으로 부르게 되었다.

장티푸스는 아테네의 멸망 원인으로 꼽히며, 십자군 원정에 의해 확산

장내세균인 살모넬라에 의한 수인성전염병이 장티푸스이다. 기원전 431년부터 404년까지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전쟁을 했는데 이를 펠레폰네소스 전쟁이라고 한다. 전쟁 기간 장티푸스가 퍼져 아테네 인구 4분의 1이 4년에 걸쳐 사망했으며, 아테네 멸망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후 11세기에 시작해 200년 동안 있었던 십자군 원정에 장티푸스가 다시 창궐하게 된다. 십자군 원정 도중 장티푸스와 말레리아가 창궐해 매일 40명이 사망했다. 예루살렘을 불태우고 다시 돌아가면서 전염병이 돌지 않았지만, 십자군 원정을 다시 시작하면서 장티푸스와 이질이 돌게 된다.

매독은 신대륙에서 콜럼버스가 가져왔고, 프랑스와 신성로마제국 간의 전쟁으로 전파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 매독은 성접촉 때문에 전파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매독으로 고생하거나 희생당한 유명인이 많은데,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등의 음악가, 보들레르, 플로베르, 모파상 등의 작가는 물론 고흐, 니체, 히틀러도 매독을 앓았다.

1494년 나폴리 왕국을 두고 프랑스와 신성로마 제국(이탈리아)가 65년 동안 전쟁을 하게 된다. 프랑스가 매춘부를 전쟁터에 데리고 다녔으며 부대끼리 매춘부를 바꾸면서 매독이 더 활성화되었다. 또한 프랑스 군인들이 이탈리아 여성들을 집단 강간하는 등의 행동을 해서 매독을 비롯한 성병의 원인이 되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는 프랑스 병이라고 부르며 혐오감을 드러내었다. 1950년도에는 프랑스 파리에도 전파되었으며, 헝가리 및 러시아 등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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