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을 주제로 한 대중매체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아마도 쥬라기 공원/쥬라기 월드시리즈일 것이다. 쥬라기 시리즈를 보면 주연급 공룡으로 티라노사우루스가 등장한다.

거대한 몸집에다 강력한 힘과 무시무시한 이빨을 번득이는 티라노사우루스는 그야말로 공룡의 왕으로서의 위용을 영화 속에서 아낌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티라노사우루스는 쥬라기때 살지 않았던 공룡이다.

쥬라기의 정확한 명칭은 쥐라기로 지구의 지질 시대 가운데 2800만년 전에서 13500만년 전의 시기를 일컫는다. 이 시기에 우리의 티라노사우루스는 나타나지도 않았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6800만년 전인 백악기시기였다.

쥬라기 공원의 원작자 마이클 크라이튼은 백악기 공룡이 다수 등장하는 본인의 작품에 왜 하필 제목에 쥬라기를 넣었는지하는 질문에서 그저 어감이 좋아서 사용했다고 답했으니, 사실 큰 제목이 작품 내용 자체에 큰 의미를 주었다고 보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쥬라기 공원의 영향으로 많은 대중들에게 쥬라기의 왕이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인식을 주어버리는 문제를 낳고 말았다.

그렇다면 쥐라기, 일명 쥬라기 시대의 진짜 왕은 누구였을까? 이 시기에 가장 무섭게 활보했던 육식공룡이 어떤 공룡이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쥐라기 시대의 가장 무서운 육식공룡 종류를 살펴보면 왕의 자격이 될 수 있는 후보가 3속이 나오게 된다.

알로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

 

첫 번째, 알로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 못지않게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육식공룡이다.

영화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에서도 등장하여 쥬라기 시리즈 내에서도 등장한 공룡이다. 알로사우루스는 몸길이가 10미터 정도에다 몸무게는 2~3톤 정도로 몸길이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몸무게 덕분에 상당히 재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먹이를 사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로사우루스의 가장 큰 특징은 입을 아주 크게 벌릴 수 있었는데, 크게 벌린 입의 윗턱을 마치 도끼를 내리찍듯이 사용하여 먹잇감에 큰 타격을 주어 쓰러뜨릴 수 있었다. 이러한 사냥법 덕분에 알로사우루스는 대형 초식공룡을 공격할 때 지속적으로 살을 베어 과다출혈을 일으켜 쓰러뜨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토르보사우루스
토르보사우루스

 

두 번째, 토르보사우루스.

토르보사우루스는 쥐라기 시대 서식했던 육식공룡 중 가장 큰 몸집을 지녔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 중 하나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친척 공룡 타르보사우루스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공룡이다.

이 공룡은 알로사우루스와 동시대 동지역에서 서식했고, 몸집도 더 크고 무거웠다. 토르보사우루스의 몸길이가 11m에 이르고, 몸무게는 4~5톤 정도로 추정되는데, 육중한 몸집에 걸맞게 턱힘도 강한 편이었다.

토르보사우루스는 같은 시대에 살았던 알로사우루스보다는 후대에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루스와 신체 구조가 더 유사했는데, 두개골이 두껍고 거대하며 이빨도 두껍게 묵직한 편이었다. 아마도 알로사우루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냥하지 않았을까하고 추측되어진다. 전체적으로 알로사우루스보다 크고 무겁기 때문에 실제로 이 두 공룡이 만나면 알로사우루스가 쉽게 상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사우로파가낙스
사우로파가낙스

 

세 번째, 사우로파가낙스.

사우로파가낙스는 한때 알로사우루스와 같은 속이 아니냐는 주장을 들었을 정도로 알로사우루스와 유사한 생김새를 지닌 대형 육식공룡이다. 이들의 몸길이는 11~12m에 이르고, 몸무게도 4톤에 육박하여 쥐라기 당시에 가장 거대한 육식공룡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알로사우루스와 유사한 외형을 지녔으나, 표본이 매우 적어 생태를 추정하기도 힘든 공룡이기도 하다. 분명 당시 쥐라기의 대형 육식공룡이었음은 분명하지만 사우로파가낙스가 어떻게 사냥을 했을지는 미지수다. 단순히 몸집으로만 본다면 알로사우루스보다는 크고, 토르보사우루스와 비슷한 덩치를 지니긴 했지만, 크기만 가지고 이 두 속의 공룡들과 싸움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화석적 근거가 매우 부실한 공룡이다.

 

이처럼 세 후보가 나왔는데, 과연 누가 쥐라기의 왕이었을까?

사실 생태계에서 어느 동물이 가장 강하다고 우열을 가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환경과 개체의 상태에 따른 변수가 너무나 많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궁금증을 통해 우리가 공룡의 생태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더 깊은 탐구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우리에게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쥐라기를 쥬라기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잦고, 티라노사우루스를 쥐라기의 공룡을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한 오류가 이번 글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명확한 지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한 일이 아닐까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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