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을 기억하세요?

늦은 밤, 지구 행성 택시 운행을 종료하기 전 마지막 고객을 태웠다. 강남에서 영등포까지 가는 긴 여정이었다. 고객은 지구 행성 택시에 타자마자 나에게 말을 걸었다.

고객 : 기사님, 개인적인 질문해도 되나요?
드라이버 : 네, 물어보세요.
고객 : 월급을 받으면 생활이 되시나요?
드라이버 : 혼자 살면 생활이 되고, 가족이 있으면 조금 빠듯하지요.
고객 : 애가 있으세요?
드라이버 : 네, 둘이 있어요. 아들, 딸이에요.
고객 : 저도 둘 있어요. 
고객 : 기사님은 이 일을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드라이버 : 음... (어디까지 얘기할까 잠깐 생각을 하고) 사업을 하다가 망했어요. 돈을 벌어야 되는데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더라구요. 찾다보니까 여기까지 왔네요. 
고객 : 사업을 하셨었구나. 이 일은 어떠세요? 할 만 하세요?
드라이버 : 음... 사람과 부딪히고 신경 쓸 일이 없으니까 좋아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으니까요.
고객 : 저는 무역 일을 하는데요. 올 해 40이에요. 회사는 잘 되고 점점 커지는데 과장이라 위에서 누르고 밑에서는 치고 올라와요. 일은 잘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 잘 모르겠어요. 기사님은 사업을 하셨는데 저는 회사를 나가서 혼자 사업은 못할 것 같아요.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는 빠지고, 술을 마셔도 취하질 않아요. 휴~(한숨) 

고객은 여기까지 얘기하고 조용해졌다. 운전 중이라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어둡기 때문에 고객이 자는 건지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얘기가 끊어지자 더 이상 나도 할 말이 없었다. 운전 중이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목적지에 도착해서 고객을 내려주고 차고지로 돌아오면서 방금 전 고객과의 대화를 다시 생각해봤다. 나는 마지막에 고객에게 뭔가 얘기를 해야 했다. 내가 비전에 대해서 책을 내고 자칭 동기부여 전문가인데, 자신의 고민을 처음 본 택시 기사에게 말한 고객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었다. 얘기를 들어주는 것은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가 하는 일이고, 내 일은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방법을 제시하는 거다. 동기부여 전문가의 일은 그런 거다. 그런데 그 일을 하지 못했더니 뭔가 찜찜했다. 

내가 하지 못한 말이 무엇이었을까? 바로 꿈이었다. 그는 대학을 나왔고, 직장에서 인정받고 돈도 잘 번다. 승진해서 중간 관리자로 웬만큼 인정도 받았다.  결혼해서 가정도 있고 가족들과 화목하다. 그런데 그가 잃어버린 것은 꿈이다. 그가 어릴 때 장난처럼 또는 진지하게 생각한 꿈이 지금은 없었다. 꿈 없이 세상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살고 있었다. 꿈 없이 세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꿈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 힘든 것이다. 

그와 많은 얘기를 하지 못해서 정확히 파악은 안 되지만, 난 그에게 어릴 때 꿈이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꿈이 있는지, 꿈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했다.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어야 했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의 일을 계속 해야 되지만 그래도 꿈을 기억하는지 물어봐야 했다. 만약 내가 그 얘기를 했다면, 그가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삶의 방향을 바꿨을지 모른다. 아니면 잃어버린 꿈을 생각하며 삶의 활력을 되찾았을지 모른다. 

꿈은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고 노력하게 만든다. 노력은 땀을 흘리게 하지만 성취할 수 있다는 기대와 성취한 기쁨을 준다. 꿈은 허황된 것이 아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꿈을 이룰 만큼 우리의 인내가 길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꿈은 위대하다. 위대한 꿈은 단기 플랜이 아니고 장기 플랜이다. 

그 고객을 다시 만난다면 이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당신에게도 이 말을 하고 싶다.

“당신이 하고 싶고 가슴 설렜던 당신의 꿈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