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자시댁

아무튼, 그날 칼 퇴근을 하고 용산에서 급행을 타고 인천으로 슝 달려갔지

그리고 집 근처에 횟집이 오픈을 했더라고,

거기서 연어 회에 소주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근데 신랑한테 전화 한 통이 왔어

시어머니더라고

신랑은 누구 전화든 다 내 앞에서 그냥 받아,

시어머니 전화 같은 경우는 스피커폰도 많이 하고.

아! 그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시도 때도 없이 겁나 자주 아들한테 전화를 하시더라고

아무튼 전화가 왔어 시어머니한테.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아들!”

“어 엄마”

“너네 삼촌 집 리모델링 한다는데 도배 값 보태라고 나 200 너 200 해서 400만원 보태주자”

“뭐라고? 삼촌 리모델링 언제 하는데?”

“이번 주 한데 그래서 그 동안 엄마 집에 와있기로 했어”

“엄마 뭘 돈을 그렇게나 줘. 일단 끊어봐”

 

어이가 없고도 없지…

이게 무슨 소리야 진짜.

신랑이 전화를 끊고

 

“삼촌 리모델링 하나 보네”

“근데 200만원은 무슨 소리야?”

“몰라 엄마가 워낙 삼촌이랑 가깝게 지내다 보니 뭐 해주고 싶으신가 봐”

“여보 나 말 좀 해도 될까?”

“어어 해 무슨 이야기?”

“여보, 우리엄마는 삼촌이랑 아무리 가깝게 지내도 삼촌 집 리모델링 한다고 나한테 돈 달라고 하지 않아. 도와주고 싶으면 엄마 선에서 알아서 하시지.”

“응 그래 맞아.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그리고 우리 결혼했어. 여보랑 나랑 돈 합치기로 했고 내가 관리 하기로 했잖아. 알지?”

“어 알지. 나도 엄마한테 안 된다고 말하려고 했어”

“전화해서 내가 안 된다고 했다고 말하지 말고, 이해되도록 잘 말씀 드려”

“응 알겠어, 내일 말씀 드릴게”

“응 그렇게 해”

 

그리고 지민아 그거 알지?

갑자기 마음이 쎄 해지는 거

그날 쎄한 기분 때문이었는지 술이 쭉쭉 들어가더라고,

그리고 우리 둘은 꽐라가 되었지!

 

아무튼 그렇게 다음날이 됐어,

 

신랑이 내 앞에서 전화를 하더라고

“엄마 어제 엄마가 이야기한 거 말이야”

“어 아들 됐어, 안 줘도 돼, 삼촌이 안받는단다”

“아니 그게 아니고 엄마”

-뚝-

 

이야기의 본질은 꺼내지도 못하고

이번 일은 이렇게 종결이 됐어.

 

다시 전화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씀 드리라고 했었어야 했는데

그냥 이렇게 넘어간 것도 지금 너무너무 후회가 돼.

사실 후회가 된다는 말은 예쁜 표현이고

진짜 욕 나와.

정말 욕 나오게 짜증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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