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우리 아이는 말이 늦게 트였다. 두 돌이 지나도록 엄마, 아빠, 물, 우유, 주스, 등 단어와 손짓으로만 표현하는 아이였는데, 28개월이 딱 되던 날 갑자기 “엄마 밥 줘요” 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날 그 상황 그 온도를 죽어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아이에게 줄 저녁을 만드느라 주방에서 똑똑똑똑 칼질을 하고 있었고, 아이는 자기 방에서 장난감으로 즐겁게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뜸 “엄마 밥 줘요” 라는 말이 들렸다. 잘못들은 줄 알았다. “메이야 뭐라고? 방금 뭐라고 한 거야~?” 라고 물으니, 방에서 나와 나에게로 달려오며 “엄마~! 밥 줘요!” 라고 하는 것이다. 갑자기 세상에는 벗 꽃잎이 휘날리기 시작하고, 포근한 무지개 빛 바람은 그녀와 나 사이를 따스하게 감싸고, 어느새 나에게 두 팔을 벌리며 다가온 아이를 번쩍 안아 올린 내 표정은 세상에서 본적 없는 환한 웃음 이었으리라.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의 말인지, 그저 반갑고 고맙고 기특하기만 했던 그날 저녁이었다. 그렇게 말이 늦게 트인 아이는 문장으로 말을 하기 시작하더니, 하루하루가 다르게 흡수를 하고 표현을 했다. ‘말 못했을 때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엄마를 아주 깜짝 깜짝 놀라게 했다.

하루는 자기 전 아이가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본다 “엄마, 엄마 눈이 반짝반짝 해”, “엄마. 엄마 눈에 반짝거리는 메이가 있어~”, “엄마 우리는 별인가 봐~”

말로는 표현이 안되는 깊은 감동의 순간이었다. 아이가 가진 풍부한 감정의 선들이 그저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 이후로 아이는 “엄마, 우리는 별 이야~?” “반짝반짝 눈이 부셔~ 너무 아름답고 예뻐~” 라는 말로 나의 눈을 표현해준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그동안 너를 밤낮없이 키웠 나, 그렇다면 기꺼이 할만하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벅차고 행복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엄마가 되면, 각오 했던 것보다 몇배로 더 힘든 하루가 매일 시작 된다. 지치고 힘들고 어렵고 고단한 매일이 쌓이면 엄마로서 나는 잘하는 것인가? 나는 아이에게 어떤 엄마일까? 나는 엄마 자격이 있을까? 점점 자신 없어지고 무기력해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럴 필요 없다. 고개를 들어 아이를 보자. 우리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아이에게 영롱하고 반짝거리는 별이다. 아이에게 엄마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스타(STAR)이다. 그렇기에 조금 서툴러도, 짜증을 냈어도, 화를 냈어도, 눈부신 사랑을 주고 있다면 그걸로 이미 충분한 엄마의 자격이 되지 않을까? 자책하는 엄마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가득한 엄마로! 지금 나를 별로 생각하는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해보자. 우리는 그 자체로 이미 눈부신 별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