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지구상에 나타난 육상동물 중 가장 거대한 생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인간과 마주치지 못했던 동물이기하죠. 그렇기 때문에 공룡은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생물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공룡 연구가 처음 진행되기 시작했을 때, 학자들은 공룡이 파충류의 일종이기 때문에 이들의 습성이 오늘날 파충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공룡들도 도마뱀이나 거북처럼 알을 낳고 그 자리를 떠나버리고, 새끼들은 자연적으로 부화되어 스스로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행동양식을 취했을 것이라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공룡 연구가 진행될 수록 산산히 부서지게 됩니다. 바로 공룡이 새끼를 양육했던 흔적이 발견되면서요. 이번 칼럼에서 어떤 공룡이 새끼를 돌보았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이아사우라
마이아사우라

 

새끼양육으로 가장 유명한 공룡은 바로 마이아사우라입니다. '마이아사우라'라는 학명의 의미는 '좋은 어미 도마뱀'이란 뜻인데요. 이름 뜻처럼 마이아사우라는 집단으로 무리 생활을 하며 둥지에 있는 새끼 공룡을 돌보았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마이아사우라는 몸길이 9m 정도의 초식공룡으로 백악기 말기 북아메리카에 서식했습니다. 이들의 화석이 발견되었을 때, 지름은 2~3m, 깊이 1m 정도의 알둥지 화석도 함께 발견되었는데 거기에는 30여개의 알과 새끼 공룡의 화석이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새끼가 부화한 둥지에는 알껍데기가 잘게 부서진 흔적이 있는데 이것은 새끼들이 오랜 기간 둥지에 머물며 지속적으로 알껍데기를 밟으며 돌아다녔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으며, 새끼 공룡의 다리 연골 구조가 상당히 약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런 약한 다리로는 보행이 쉽지않았기에 성장하면서 근육이 발달될 시간이 필요하였을 것이므로 어미 공룡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했음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마이아사우라의 발견으로 공룡이 도마뱀이나 거북보다는 악어나 새처럼 새끼를 돌볼 수 있는 사회성을 지닌 공룡이라는 게 밝혀진 것이죠.

마소스폰딜루스
마소스폰딜루스

 

그렇다면 마이아사우라 외 또 다른 공룡 중에도 새끼 양육의 흔적이 있었을까요? 목이 긴 공룡의 일종인 마소스폰딜루스(원시 용각류)에게도 새끼 양육을 추정할 수 있는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마소스폰딜루스는 쥐라기 전기에 등장했던 초식공룡으로 공룡 시대의 초창기에 등장한 비교적 원시적인 형태의 공룡임에도 이들의 화석에서 다 자란 어른 공룡과 새끼 공룡, 알 둥지가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이를 보아 이들 역시 둥지를 만들어 부모 공룡이 새끼 공룡과 함께 생활했음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그렇다면 육식공룡들도 새끼공룡을 돌보았을까요?

자연에서는 초식동물보다 육식동물들의 지능이 비교적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육식동물들은 초식동물과 달리 먹이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사냥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먹이를 쉽게 섭취하는 초식동물보다 두뇌 이용률이 월등히 높습니다. 새끼를 돌보는 양육 역시 지능이 발달된 생물에게 주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초식성 공룡들보다 지능이 높았을 것으로 보이는 육식성 공룡들은 아마 거의 대부분 새끼를 양육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직까지 알둥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루스 역시 새끼를 양육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티라노사우루스의 경우 다 자란 성체 공룡 두 마리와 어린 새끼 공룡 두 마리가 한 곳에서 발견되기도 했으며, 발자국 화석에서 여러 마리가 함께 움직였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따라서 티라노사우루스가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동물이었음을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게된 셈이죠.

또한 최근에 소형 육식공룡들을 알을 품기도 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육식공룡들은 대부분 새끼를 양육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마이아사우라처럼 대규모 집단 둥지와 같은 많은 양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100%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공룡이 오늘날 조류와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였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올라가겠죠?

앞으로도 공룡의 사회성을 알 수 있는 화석이 더 발견되어 우리들의 궁금증이 시원하게 풀릴 날을 고대해보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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