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수입차

대한민국의 돈은 강남에 몰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본사가 강남에 있고, 요즘 뜨는 IT기업과 벤처기업도 강남에 있다. 신흥부자인 유튜버나 쇼핑몰, 연예인들도 강남에 많이 산다. 돈 좀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강남에 산다. 그러다 보니까 강남에는 수입차가 많다. 지구 행성 택시로 강북과 강남을 오가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강남은 국산차보다 수입차가 많아 보인다.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워낙 많다 보니까 눈에 그렇게 보인다. 지구 행성 택시에서 보는 수입차 얘기를 해보자. 

서울 근교 도시에서 살던 내 중학교 시절에는 수입차 보는 것이 행운이었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가면서 떠들다가도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가 지나가면 연예인을 본 것 마냥 신기했다. 지금은 서울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차가 됐다. 예전에는 부자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지금은 조금 무리하면 누구나 탈 수 있는 차가 됐다. 

너무 흔해진 차 메르세데스 벤츠/출처:픽사베이

조금 특이한 차를 타고 싶은 사람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지바겐을 탄다. 전형적인 80년대 지프차의 모양을 가지고 있는데 요즘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차다. 몇 년 전 영화배우가 강남에서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서 죽은 일이 있는데 당시 타고 있던 차가 지바겐이었다. 지구 행성 택시로 강남을 다니면 자주 보이는 차가 됐다. 

지바겐 같은 SUV의 대명사가 있다. 영국 귀족들만 탔다는 랜드로버사의 레인지 로버다. 처음 레인지 로버가 유행할 때는 비싼 가격 때문에 흔하지 않았는데 요즘 강남에서 너무 흔해 버린 차가 됐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타고 다닌다.

레인지 로버가 귀족 같은 차라면 캐딜락에서 나온 에스컬레이드는 FBI 요원 같은 차다. 미국 FBI, 경호국, SWAT 요원들이 타는 차로, 영화에서 많이 나왔다. 괴물 같은 차로 무조건 검은색이고 어마무시하게 크다. 보통의 SUV 차를 작게 만든다. 폼나고 싶을 때는 이 차를 타야 된다. 강남에서 에스컬레이드를 보는 것도 지금은 흔해졌다. 

이제 명품으로 알려진 차로 가본다. 먼저 이탈리아 명차 마세라티다. 슈퍼카로 알려졌지만 인정을 많이 못 받았다. 드라마 협찬과 연예인들이 타면서 거리에 보이기 시작했다. 흔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서울뿐만 아니라 대도시 어디라도 눈에 뛴다.

슈퍼카 중의 슈퍼카, 사람들이 가장 타고 싶어 하는 차는 포르쉐다. 사람들이 가장 타고 싶어 하는 차가 돼서 그런지 대한민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강남에서는 너무너무 흔한 차가 됐다. 최근 유튜브에서 보니까 200만원을 벌어서 포르쉐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죽기 전에 포르쉐는 타고 싶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목표가 포르쉐라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꿈이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장난감이나 미국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강남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차가 됐다. 특히 강남에서는 새벽에 자주 본다. 이제는 엔진 소리만 들어도 알 정도다. 새벽에 나와서 굉음을 울리며 타는 이유는 
아마도 낮에는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슈퍼카 중에 자주 볼 수 없는 차가 있다. 영국 출신의 에스턴 마틴이다. 에스턴 마틴은 007 영화에서 본드카로 출연해서 유명하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미국 힙합이라면, 에스턴 마틴은 영국 신사를 떠올리게 한다. 이 차는 강남에서 단 한 번 목격됐다. 남들이 안 타는 특별한 차를 타고 싶다면 지금은 에스턴 마틴이 최고다. 대신 그 차를 알아주는 사람은 없을 거다. 대부분 잘 모르니까. 

영국의 신사 슈퍼카 애스턴 마틴/출처:픽사베이
영국의 신사 슈퍼카 애스턴 마틴/출처:픽사베이

자동차의 3대 명품이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만드는 독일 마이바흐, 폭스바겐 그룹에 속한 영국 벤틀리, BMW 그룹에 속한 영국 롤스로이스다. 마이바흐는 회장님 차로 알려진 대로 기사가 따로 있어야 된다. 그래서 타는 사람이 흔하지 않다. 강남에서 보기 쉽지 않다. 마이바흐와 다르게 벤틀리는 놀랍게도 너무 자주 보이는 차가 됐다. 요즘 돈 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벤틀리를 사는 모양이다. 장기 렌터카나 리스 차일수도 있겠지만 강남에서 벤틀리가 흔해진 것은 사실이다. 

롤스로이스는 자동차의 끝판왕이다. 구입하는 사람의 자산까지 확인하고 차를 만들어준다는 롤스로이스. 영화에서도 자주 볼 수 없었던 차를 이제 강남에서 볼 수 있다. 벤틀리의 인기를 넘보는 수준이 됐다. 요즘 돈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나? 무척 궁금하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예전에 보지 못했던 수입차는 더 많아진다. 우리가 가난해지는 건지, 그들이 부자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아니면 소득을 얻는 단위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지도. 강남의 수입차들을 보며 돈 많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수입차는 아니지만 강남에서 본 명품 차를 소개한다. 1991년 대우자동차에서 만든 첫 번째 경차 티코. 국민차로 이름을 날렸던 티코가 아직 살아 있었다. 

너 요즘도 커브 돌 때 손으로 땅 집고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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