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고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독특한 외모로 사람들의 눈에 크게 인식되는 공룡들이 있습니다. 등에 다이아몬드처럼 생긴 골판을 지닌 스테고사우루스, 부채같은 머리 모양에 뿔이 달린 트리케라톱스, 그리고 탱크같은 몸에 단단한 갑옷같은 피부와 꼬리 끝에 망치같은 뼈뭉치가 달린 안킬로사우루스 등 외모만 보고도 '어? 저 공룡 어디서 많이 봤는데?'하고 생각이 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 갑옷으로 온몸을 무장한 채 육식공룡과 용감히 싸우는 이미지로 알려진 안킬로사우루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안킬로사우루스
안킬로사우루스

 

안킬로사우루스는 갑옷공룡을 대표하는 공룡입니다. 몸길이는 최대 10m 정도, 몸무게는 8톤 가량으로 추정되는 대형공룡이죠. 이 공룡은 중생대 백악기 말기 북아메리카에서 서식했던 공룡으로 식성은 초식성이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백악기 말기의 북아메리카 대륙에는 안킬로사우루스를 위협할만한 무서운 육식공룡이 존재했으니 바로 그 유명한 티라노사우루스였습니다. 몇몇 영상 매체에서는 안킬로사우루스와 티라노사우루스가 서로 싸우는 모습으로 연출되기도 하는데 안킬로사우루스의 단단한 갑옷 피부와 꼬리 뼈뭉치에 의해 티라노사우루스가 고전을 하는 모습을 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안킬로사우루스가 휘두른 꼬리 뼈뭉치에 맞은 티라노사우루스의 다리뼈가 부러져 결국엔 죽음을 맞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과연 안킬로사우루스의 꼬리 뼈뭉치는 육상 최강의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를 쓰러뜨릴만큼 강력했을까요?

티라노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안킬로사우루스는 흔히 '갑옷공룡'이라 불립니다. 등에 난 골편들은 마치 갑옷처럼 등을 감싸고 있으니까요. 이 단단한 골편이 육식공룡의 날카로운 이빨을 막아주는 갑옷 역할을 했을 것이라 오랫동안 추정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치악력이 이 골편의 단단함을 능가할 정도로 강력한 7.1톤이라는 힘을 내기 때문에 안킬로사우루스가 갑옷만 믿고 가만히 있었다가는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물려 죽을 수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안킬로사우루스는 단순히 갑옷같은 피부만 믿고 티라노사우루스 앞에서 엎드린 채 방어를 하는 거북같은 행위는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꼬리에 달린 단단한 뼈뭉치는 어떻게 이용이 되었을까요? 이 뼈뭉치의 무게는 60kg 정도로 매우 뻣뻣한 꼬리 인대와 근육으로 감싸져 있었습니다. 즉 인대와 근육의 뻣뻣함 덕분에 꼬리를 휘두르는 힘은 강했을지 몰라도 유연성은 매우 떨어졌을 것입니다. 이 뻣뻣함으로 인해 안킬로사우루스는 꼬리는 상하로 움직이기보다는 좌우로만 움직이기 쉬었을 것이며, 만약 티라노사우루스가 나타났을 때 머리나 상체를 가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선 앞서 말한 것처럼 뻣뻣한 꼬리 근육으로 인해 위아래로 꼬리를 움직이기 어려웠고, 안킬로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훨씬 키(몸높이)가 작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안킬로사우루스가 이 꼬리 뼈뭉치를 빠르고 강하게 휘둘렀을 때 티라노사우루스의 발목 부분을 타격하는 높이는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두 발로 움직이는 대형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발목은 이동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을테니까요. 그렇다면 티라노사우루스의 발목은 안킬로사우루스의 꼬리 뼈뭉치에 맞았을 때 부러졌을까요?

정답은 아직은 알 수 없다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상당히 강력한 골격 구조를 지닌 공룡으로 같은 티라노사우루스들끼리의 싸움에서도 쉽게 뼈가 부러지지 않았습니다. 강력한 치악력을 지닌 공룡끼리 서로 물기까지 하지만 이빨 자국만 남을 뿐 뼈가 부러지지는 않았죠. 아마도 강한 근육과 뼈로 신체가 구성되어있었던 덕분일 겁니다. 따라서 안킬로사우루스의 꼬리 뼈뭉치에 맞은 티라노사우루스가 발목에 강한 통증은 느꼈을지라도 골절까지 이어졌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물론 정통으로 맞았다면 발목뼈가 부러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발목이 부러졌다해서 티라노사우루스가 쉽게 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을 살펴보면 뼈가 부러져도 다시 회복되어 살아서 움직였던 것으로 보이거든요.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의 발목뼈를 부러뜨릴 정도의 위험성을 지닌 안킬로사우루스를 티라노사우루스가 쉽게 건드리지는 못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아마도 안킬로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초식공룡이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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