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지구 행성 택시 드라이버 42일째 날 : 말의 온도
[자유기고]지구 행성 택시 드라이버 42일째 날 : 말의 온도
  • 이두용 동기부여 전문기자
  • 승인 2019.11.13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의 온도

역삼동에서 20대 여자 고객을 태웠다. 도착 예정 시간보다 5분 정도 늦게 도착해서 그런지 말이 퉁명스러웠다. 지구 행성 드라이버인 내 잘못은 아니다. 도로에 차들이 많았고, 골목에 들어갈 수 없어서 조금 넓은 길을 찾느라 늦은 것이다. 역삼동 주택가는 좁은 골목이 많다. 

그 고객은 예약한 미용실에 가야하는데 늦은 모양이다. 빨리 가달라고 하면서 이리저리 길을 인도한다. 내릴 때는 인사도 없이 가버렸다. 뭐가 그렇게 기분이 상했는지 그녀의 말에는 따뜻한 온도가 느껴지지 않았다. 함께 지구 행성 택시에 있는 동안 냉장고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말에는 온도가 있다/출처:픽사베이

말에는 온도가 있다. 따뜻한 온도의 말은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반대로 차가운 온도의 말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한다. 말은 성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품이 좋은 사람은 평상시 따뜻한 온도의 말을 사용한다. 반대로 성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차가운 온도의 말을 한다.

말은 그날의 자기 기분과도 관계가 있다. 지금 내 기분이 좋으면 당연히 따뜻한 말을 할 거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차가운 말을 할 거다. 

지구 행성 택시에 탄 그 고객이 원래 성품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 시간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거다. 자신의 마음 상태가 고스란히 말에 담겨서 나에게 전해졌다. 그 덕분에 나도 기분이 매우 나빠져서 두 번 다시 태우고 싶지 않은 고객으로 선정했다.  

성품이나 기분과 상관없이 말의 온도를 조절해야 할 때가 있다.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따뜻한 온도로 말해야 할 때가 있고, 성품이 좋더라도 단호하게 차가운 온도로 말해야 할 때가 있다. 사람과 사람이 같이 사는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있다. 그런 일 안에서 자기 기분대로 말하고, 그 때의 상황대로 말한다면 우리 삶은 매일 짜증나는 인생이 된다. 

차가운 말의 온도를 높일 수 있다/출처:픽사베이

난 성품은 좋은 것 같지만 말의 온도는 차가운 편이다. 차가운 말의 온도를 훈련을 통해 높인 경우다. 그래서 가끔 기분이 좋지 않으면 차가운 말이 튀어나간다. 사람이기에 항상 따뜻한 말을 하지 못한다. 

아들이 날 닮아서 그런지 여동생이나 친구한테 차가운 말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들에게 말한다. “아들, 상냥하고 친절하게 말해.” 아직 초등학생이라 사실 상냥하고 친절하게 말하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를 거다. 

사람들 속에서 차가운 말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서로를 위해서 따뜻한 말을 하면 어떨까? 기분이 나쁘더라도 따뜻하게 말을 하면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 반응은 100% 미소로 돌아온다. 

말의 온도를 높여주는 온탕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