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좋은 거다

3명의 고객과 지구 행성 택시를 타고 분당으로 향한다. 20분의 이동 시간 동안 이야기 주제는 결혼이 됐다. 한 고객이 한 달 뒤에 결혼을 하는데 자연스럽게 동료들에게 물었다. “결혼하니까 좋아요?” 결혼한 지 1년 된 동료는 좋다고 했다. 결혼한 지 2-3년 된 선배 동료는 이렇게 대답했다. “뭐가 좋은지 모르겠어. 혼자 살 때랑 다른 게 별로 없어. 안 해도 좋을 것 같아.”

이런 대답을 들으면 상대방은 두 가지 반응이 있다. 하나는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구나.” 다른 하나는 “넌 결혼했으니까 그런 소리하지.” 난 두 번째 반응에 동감한다. 결혼이라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안 해도 좋을 것 같다“는 대답을 할 수 있다. 결혼도 해보지 않고 결혼할 사람에게 그런 조언을 할 수 없다. 결국 자신이 결혼을 하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경험한 결과다. 

결혼은 실전이다/출처:픽사베이

결혼을 한, 결혼을 이제 할 청춘들에게 미안하지만 환상을 깨라고 말하고 싶다. 연애와 결혼은 완전히 다르다. 연애는 사랑의 감정이 뜨겁다. 10시간을 같이 있어도 좋고, 금방 헤어져도 또 보고 싶다. 긴 연애 시간이 사랑의 위기를 줄 수도 있지만, 이것은 일반적으로 짧은 연애 기간으로 결혼하는 사람들의 예다. 연애할 때는 서로 자기 집에서 살고, 서로의 모습을 포장해서 보여준다. 남녀는 좋은 것만 보게 되고 집안 사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애가 환상이라면 결혼은 실전이다. 20년 넘게 다른 환경과 문화에서 살던 남녀가 한 집에 같이 사는 것이다. 생활 방식도 다르고, 습관도 다양하다. 외출복을 벗는 방법, 양말을 벗는 방법, 치약을 짜는 방법 같이 사소한 것도 눈에 거슬릴 수 있다. 눈에 콩깍지가 끼어서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면 콩깍지는 벗겨진다. 실전이 이렇게 무서운 거다. 실전에 들어가면 서로 부딪히는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이렇게 어려운데 애라도 생기면 어떨까? 처음 애가 생기면 너무 기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에 쥐가 난다. 울고, 싸고, 먹고, 울고, 싸고, 먹고만 2-3년을 한다. 부부간의 콩깍지도 벗겨졌는데 애도 있으니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래서 결혼은 실전이고, 실전에는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누구도 결혼을 연습해보지 않고 결혼하고, 어느 누구도 아이를 키우는 연습을 하지 않고 애를 키운다. 우리 모두 초보 남편과 아내고, 초보 아빠와 엄마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행복한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얼마나 잘 맞는가보다 다른 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다.“ 내 결혼 생활을 뒤돌아볼 때 톨스토이의 말이 결혼을 가장 잘 표현했다.

부부의 이혼 사유는 대부분 성격 차이다/출처:픽사베이

결혼은 부부가 다른 점을 서로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부부의 이혼 사유는 대부분 성격 차이다. 집안 문제, 금전 문제, 아이 문제 같은 이유는 매우 적다. 부부가 서로 다른 성격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극복하지 않는 것도 있다. ”다른 배우자 만나면 되지 내가 왜 극복해야 되나?”라고 생각한다.

결혼은 실전이다. 친구에게 대하듯 부부가 서로 예의를 갖추고, 서로의 다른 점을 고민하며 극복하고, 연애할 때 느낀 사랑의 감정을 결혼 생활에서 계속 부활시켜야 한다. 실전이라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사랑은 모든 장벽을 무너트릴 수 있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까.

프랑스의 소설가 피에르 드 마리보는 우리에게 좋은 조언을 해준다. “소설이나 연극에서는 대게 결혼으로써 줄거리가 끝나지만, 인생에 있어서는 결혼이 줄거리가 된다.”

결혼 안 하고 후회하지 말고 결혼하고 후회하자. 결혼하고 후회만 하지 말고 결혼하고 행복하자. 결혼은 좋은 거다.

빨리 가서 멋진 프로포즈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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