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똥 싼 남자 하프 마라톤 선수 미카엘 에크발
[기자칼럼]똥 싼 남자 하프 마라톤 선수 미카엘 에크발
  • 이두용 동기부여 전문기자
  • 승인 2019.10.21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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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멈추면 습관이 됩니다.
우리 인생길도 마라톤과 같다.
미카엘 에크발/출처:European Athletics 웹사이트

스웨덴은 매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테보리 하프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2008년 19세의 나이에 첫 하프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그의 이름은 미카엘 에크발이다. 그는 다른 선수들처럼 이 대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대회 첫 참가였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기대도 컸다.  

대회가 시작되고 선수들이 모두 뛰기 시작했다. 미카엘 에크발도 다른 선수들과 함께 대열을 유지하며 뛰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미카엘은 뛰면서 고민했다.  ‘배가 아픈데 어떡하지? 여기서 멈추고 화장실에 갈까? 아니면 계속 달려?’ 미카엘은 2Km 지점에 왔을 때 결정했다. ‘계속 달린다.’ 그때부터 미카엘은 설사를 하며 달렸다. 설사는 달리는 내내 나오고 10Km 지점에서야 멈췄다. 

미카엘 에크발이 설사를 하며 달리는 모습은 텔레비전으로 생중계 돼서 시청하는 모든 사람이 보게 됐고, 마라톤을 보러 나온 사람들, 기자들, 대회 관계자들 모두가 보았다. 같이 뛰던 선수들도 그를 피해서 달렸다. 미카엘은 혼자 묵묵히 결승 지점까지 달렸다. 

똥을 싸며 달렸지만 결국 그는 4만 명의 참가자 중 21위로 마라톤을 완주했다. 19세 나이에 하프 마라톤에서 4만 명 중 21위를 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마라톤 경기를 마친 미카엘 에크발에게 기자들이 와서 물었다. “왜 경기를 멈추고 화장실에 가지 않은 겁니까?” 그가 대답했다. “한 번 그만두면, 다시 또 다시 멈추기 쉽습니다. 그러면 습관이 됩니다.” 그의 멋진 인터뷰와 성적은 부각되지 않고, 똥을 싸며 달렸다는 사건 때문에 그는 ‘똥 싼 남자’라는 별명으로 신문에 실렸다. 

미카엘 에크발은 신문 기사나 사람들의 말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하프 마라톤을 위해 매일 연습했다. 2009년 같은 대회에 출전한 그는 9위를 하고 스웨덴 국가대표 선수가 됐다. 2014년 3월 덴마크 코펜하겐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는 1시간 2분 29초를 달려서 25세의 나이에 스웨덴 신기록을 기록했다. 2018년 스웨덴 선수권 대회에서는 1위를 해서 29세 나이에 금메달을 땄다. 

운동선수들은 종종 경기 중 똥을 싼다. 선수들은 경기 중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몸에 힘을 많이 주면 항문 조절이 안 돼서 똥을 싸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럴 때는 나이가 있는 노련한 선수라도 텔레비전과 관중 앞에서 부끄러워진다. 선수 교체를 하면 경기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응급 처치를 한다. 

미카엘 에크발은 어린 나이에 잘 달리는 선수였다. 첫 출전 대회에서 멋지게 달리고 결승선까지 가고 싶었을 것이다. 만약 넘어져서 다쳤거나 다리에 문제가 생겼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결정에 따라 포기할 수도 있고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는 똥을 싸느냐 마느냐의 결정보다 지금까지 준비한 훈련과 노력을 포기하느냐 포기하지 않느냐의 문제였다. 

우리 인생길도 마라톤과 같다/출처:픽사베이

마라톤 경기를 가면 버스 한 대를 볼 수 있다. 그 버스는 가장 뒤에 쳐져있는 일반인 선수들을 좇아가며 태우는 버스다. 관계자는 뒤쳐진 사람들에게 말한다. “힘들면 버스에 타세요.” 그때 일반인 선수는 고민한다. ‘힘들어. 죽을 것 같아. 버스에 탈까?’ 수많은 고민 끝에 버스에 타는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반대로 끝까지 버텨서 결승선에 도착한 사람은 희열을 느낀다. 

미카엘 에크발은 부끄럽더라도 끝까지 달리기로 결정한다. 이번에 멈추면 다음 대회에서 조금만 힘들어도, 몸에 약간의 문제가 생겨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다른 경기에 비해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 크다. 상대편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라도 포기할 수 있다. 

우리 인생길도 마라톤과 같다. 끝없이 펼쳐진 도로를 스스로 헤쳐 나가며 달린다. 중간에 힘들면 잠깐 쉬고 또 달린다. 포기할 사람은 중간에 포기하고 그 자리에 멈추던지 계속 달릴 사람은 무슨 일이 생겨도 달린다. 포기하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비전, 꿈, 목표를 이룬다.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가는 길에 살짝 부끄러운 일이 생겨도 낙심하지 말자. 미카엘 에크발이 똥을 싼 것보다 부끄러운 일이 우리에게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 조금만 참으면 결승선이 나타나게 되어 있다. 그의 말을 잊지 말자. 한 번 멈추면 두 번, 세 번 멈추게 되고, 습관이 된다. 오늘도 힘내서 달리자. 달리다가 힘들면 걸으면 되고, 걷다가 힘들면 그 자리에 잠깐 서있으면 된다. 그리고 다시 달리자. 당신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