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다 하니까.” “다들 학원에 보내는데 우리 애만 안 보낼 수는 없으니까.” “남들은 다 영어 잘하는데 우리애도 잘해야 하니까.” “영어를 잘해야 점수를 잘 받으니까.” “어렸을 때부터 영어는 기본으로 잘해야 하니까.” “영어를 잘해야 나중에 대학 갈 때 좋으니까.”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엄마들이 항상 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영어라는 것을 빼놓고는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높은 영어 점수를 요구하거나 영어로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원한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발 맞추어서 많은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서 공부하거나 일하고, 회사들은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실정이기 때문에 영어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현실이 이러하니 어린 자녀들을 둔 엄마들의 말은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소위 사교육의 메카라는 대치동 초등학생들의 영어지옥은 어떨까?

초등학생들은 하교 후에 학원을 간다. 학원은 보통 낮부터 저녁까지 이어진다. 대치동에서 흔히 말하는 탑3의 영어학원을 들어가기 위해서 초등학생들은 영어테스트를 본다. 그 영어테스트를 잘 보기 위해서 초등학생들은 따로 과외를 받거나 해외의 영어캠프를 가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려고 한다. 탑 3로 명성 있는 영어학원을 들어갔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또 레벨들이 있고 서로 경쟁을 하며 영어를 잘해야 된다. 밤에 학원의 수업들이 끝난 후, 집에 오면 학원에서 내주는 많은 숙제를 해야 하고, 숙제를 다하면 또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일상이다. 그야말로 대치동 초등학생의 밤은 길고, 특히 영어에 쏟는 노력과 시간은 엄청나다.

한창 친구들과 밖에서 뛰어 놀고 가족 및 친척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이러한 영어공부는 영어지옥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끊임없이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 되고,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며, 그 결과로 영어를 잘해야 된다. 하지만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도 영어실력이 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중학교로 진학한 후 그것을 알게 됐을 때 엄마들과 자녀들의 실망이 큰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치동의 힘든 영어지옥에서 학원 이외에 가장 중요한 효율적인 영어공부는 무엇일까?

단어의 반복이 중요하다.

보통 초등학생들은 영어학원에서 내준 숙제를 일괄적으로 해간다. 단어암기가 숙제라면 집에서 외우고 난 후, 학원에 가서 시험을 보고 끝난다. 하지만 초등학생에게 이러한 일시적인 암기는 단어가 어렵기 때문에 외우더라도 쉽게 잊어버린다. 따라서, 외웠던 영어단어들을 매일 정해놓고 조금씩 반복해서 몇 개라도 계속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날, 난 초등학생인 조카에게 한 개의 단어의 뜻을 아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대답은, “이 단어를 학원에서 배웠었는데 기억이 안나. 무슨 뜻인지.” 바로 그거다. 일시적인 암기로 끝난다면 그 단어는 내가 온전히 습득한 단어가 아니다. 초등학생들에게 어려운 단어를 한번의 암기로 다 기억하고 있어야 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초등학생들에게 지속적인 단어의 노출이 필요하다.

학원이외의 틈새공부는 필수다.

학원은 개인별 학생들에게 일대일 맞춤형으로 가르쳐주지 않는다. 레벨이 비슷한 소규모 인원이 같이 공부한다고 할지라도 분명히 개인간의 실력차이는 존재한다. 또한 학원 수업의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별 학습티칭이 어렵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은 한국에서 오래 공부해서 문법에 강하고, 어떤 학생은 해외에서 조금 체류하고 입국해서 회화에 강하다. 한 분야를 잘하다 보면 다른 부족한 부분이 보이지 않기 마련이라 우리 아이는 영어를 다 잘해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 부족한 틈새를 채워주지 않으면 눈에 띄는 영어실력의 향상이 어렵거나 향후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아이들이 문법이 부족한지, 단어가 부족한지, 회화가 부족한지 안다면,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더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대치동 초등학생들의 힘든 영어지옥에서 조금이라도 효율적인 영어공부를 위해서는 원 밖에서의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영어를 더 잘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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