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니어 비즈니스 '2.0’ 시대, 한국형 시니어 비지니스 전략 필요해

1. 안녕하세요 김수형 연구원님, 도전하는 사람을 위한 신문, 한국투데이 독자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남 고령친화 종합체험관 기업지원단 연구원 김수형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유학할, 대한민국의 늘어나는 고령인구로 인해, 앞으로 고령화의 이슈가 중요하게 인식될 것으로 예상하여, 노년에 대한 심층적인 학문적 접근을 위해 노년학(Gerontology)을 전공하였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온 후에는 시니어 비즈니스와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남 고령친화 종합체험관 기업지원단 연구원 김수형
기업노년전문가(Corporate Gerontologist)_김수형 연구원

3. 현재 성남 고령친화 종합체험관 기업지원단 연구지원팀에서 근무하시는데, 독자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어떤 곳인지, 그리고 하시는 일이 어떤 것인지 소개해 주세요.

성남 고령친화 종합체험관(이하‘체험관)은 고령친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구축된 기관으로, 고령친화기업 사업화 지원, 리빙랩 기반 고령친화제품·서비스 실증 지원, 교육, 고령친화제품 체험과 노인생애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추진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고령친화산업 거점기관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저는 체험관에서 다양한 업무에 종사해왔습니다. 크게 세 가지로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첫째, 고령친화기업을 위한 기업지원, 둘째, 시니어와 기업을 위한 교육지원, 셋째, 고령친화산업과 관련한 정보지원 등의 영역입니다.

기업지원에서는 고령친화산업과 관련한 주제로 열리는 K-시니어비즈넷 조찬포럼과 세미나를 운영했으며, 고령친화기업의 판로개척, 홍보ㆍ마케팅을 위한 전시지원 등 고령친화기업 제품의 사업화를 지원했습니다. 교육지원 영역에서는 시니어 홈 케어 비즈니스 창업과정과 고령친화산업 실무자를 위한 마케팅과 PR 교육과정을 운영했으며, 현재는 체험관을 내방하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보지원 영역에서는 체험관에서 발간한 ‘시니어 비즈니스 리뷰’ 매거진 기획에 참여하였고, 시니어 비즈니스와 관련한 내용을 기고하였습니다.

 

4. 고령친화 종합체험관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될 만큼 훌륭한 시설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규모이고, 또 어떤 체험들이 가능 한지 알려주세요.

체험관은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소재하고 있으며,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입니다. 체험관에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건강관리, 수발, 일상생활, 여가문화생활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고령자의 정신적, 신체적 특성을 배려한 고령친화제품 전시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령자의 신체노화로 인한 불편함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노인생애체험과 치매체험을 간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체험은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평일에만 체험이 가능합니다.

 

5. 고령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시니어 비즈니스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시니어 비즈니스 모델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게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이후, 2018년에는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접어들었습니다. 2025년에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상회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이 확실시됩니다. 이렇듯 고령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다 보니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시니어 비즈니스란 “고령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창조되고 생산되는 시장을 만드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 관련 비즈니스”로 정의합니다(닐 커틀러 박사/노년학자/미국)

현존하는 제품을 고령자에 맞게 특화시키거나 고령자에게 새롭게 적용하는 기술의 형태를 말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비즈니스는 행동 주체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노화”의 관점과, 소비 주체 측면의 “비즈니스” 부분이 결합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관심에서 접근할 수 있는 시니어 비즈니스의 모델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건강한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형태, 여행과 취미 활동, 교육 참여 등 다양한 여가 활동과 관련한 형태, 중, 장년층의 성에 대한 관심, 나이 들어서도 자신의 외모를 가꾸거나 패션모델로 참여하는 형태, 노년층이 함께 거주하며 살아가는 실버타운이나 공동체 주거의 형태, 가족 간, 세대 간의 화합과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 그리고 몸이 불편한 부모님이나 어르신을 돌보기 위한 간병과 요양 서비스 등 다양한 모델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킨텍스에서 개최된 국제제론테크놀로지 엑스포 & 포럼에 제론테크놀로지에 관한 지정토론자로 참여한 모습
2018년 11월 킨텍스에서 개최된 국제제론테크놀로지 엑스포 & 포럼에 제론테크놀로지에 관한 지정토론자로 참여한 모습

 

6. 그렇다면 노년학의 관점에서 잘 늙어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늙는다는 것은 노년의 모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저는 노년의 다양한 모습을 '노화의 진화'라고 표현합니다. 크게 8가지 노화 형태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성공적 노화입니다(Successful aging)

이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인지와 정신적 기능을 유지하며, 사람과 사회 속에서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을 중시하는 노화입니다.

두 번째는 활동적 노화입니다(Active aging)

활동적 노화를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지속적인 사회참여, 경제적인 안정 등 3가지 조건이 충족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긍정적 노화입니다(Positive aging)

늙는 것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면, 나이 들어가는 것은 새로운 성장의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가령 도전, 기회, 친밀감, 건강함, 목적, 열정 등 활동적이며 인생을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액티브한 노년의 모습을 떠 올려 보면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네 번째는 창의적인 노년의 모습입니다(Creative aging)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사회참여와 기술 습득에 초점을 맞춘 예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사회 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배우고, 공헌한다는 적극적인 사회 참여 형태입니다.

다섯 번째는 젊게 살아가는 노년의 모습입니다(Young aging)

건강 챙기기에 관심이 높고, 여행과 취미 활동에도 적극적이며, 외모도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이는 부류를 일컫는 ‘노(老) 노(NO)족’ 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섯 번째는 스마트하게 살아가는 노년의 모습입니다(Smart aging)

단순히 똑똑하게 나이 든다는 해석보다는, 적극적인 배움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노년을 디자인하는 모습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

일곱 번째는 기술적 진보에 발맞춰 디지털을 활용하는 노년의 모습입니다(Digital aging)

이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나이 드는 것을 말합니다.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지 않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거나, 최근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는 컴퓨터 강좌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덟 번째는 생산적 노화의 모습입니다(Productive aging)

일의 맥락에서 생산적 노화를 살펴보면, 근로자가 나이가 들어서도 그 기능을 유지하고 발휘될 수 있도록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
출처 :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

 

7. 앞에서 잠깐 K-시니어비즈넷 조찬포럼을 언급하셨는데, 어떤 모임인지 궁금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서 보충 설명 부탁드립니다.

K-시니어비즈넷 조찬포럼은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가와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국내 시니어 비즈니스 활성화시키는 취지로 2015년부터 발족한 포럼입니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관련된 다양한 영역에서의 시니어 비즈니스와 관련한 주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참가하시는 분들은 고령친화산업에 종사하시는 기업체 분들과 시니어 비즈니스 관련 기관 및 단체, 대학에 계신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8. 마지막으로 김수형 연구원님이 계획하고 계신 프로젝트나 소개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장수 혁명 시대를 대비한 ‘노년전문가’로 고령친화산업 분야에서 경험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노년전문가(Corporate Gerontologist)로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시니어 비즈니스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페이스북과 블로그 활동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현재 ‘시니어 비즈니스 2.0’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시니어를 구성하는 인력을 활용하여 가치를 창출한 후, 소비 출구를 연결하는 방안으로 한국형에 맞는 시니어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한 상황인데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