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안지상의 공룡이야기, 이 공룡이 없는 공룡이라고?
[기자칼럼] 안지상의 공룡이야기, 이 공룡이 없는 공룡이라고?
  • 안지상 공룡전문기자
  • 승인 2019.09.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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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사우루스, 세이스모사우루스, 트로오돈 등... 공룡책에서 사라지는 공룡 학명들, 왜 사라지는 것일까?
디플로도쿠스 / 과거 가장 큰 공룡으로 여겨졌던 '세이스모사우루스'는 디플로도쿠스와 같은 속으로 공룡으로 통합되었다.
디플로도쿠스 / 과거 가장 큰 공룡으로 여겨졌던 '세이스모사우루스'는 디플로도쿠스와 같은 속으로 공룡으로 통합되었다.

 

공룡책을 한 번쯤 읽어보았거나 과학시간, 혹은 국어시간 때 교과서에서 공룡에 관한 짤막한 글에서 한 번씩은 보았을 법한 몇몇 유명 공룡들이 있다. 울트라사우루스, 세이스모사우루스, 트로오돈 등... 이 공룡들은 한 때 여러 매체에서도 소개되었고 공룡책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던 단골 공룡들이었다. 그런데 이 공룡들이 지금은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일명 '사라진' 공룡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유명했던 공룡이 어느 순간 존재하지 않는 공룡이 되어있다면 그 공룡을 좋아했던 사람은 얼마나 허탈할까? 이번 글에서 학계에서 사라진 대표적인 공룡들을 살펴보고 왜 그들은 사라져야만 했는지 이유를 밝혀보겠다.

세이스모사우루스
과학 교과서 뿐아니라 국어 교과서에서도 가장 거대한 공룡이란 타이틀로 종종 등장했던 세이스모사우루스는 '지진 도마뱀'이라는 이름 뜻을 지녔던 공룡으로 몸길이 50m, 몸무게는 100톤에 이르는 초대형 공룡으로 소개되어져 왔다. 하지만 골격의 형태가 불완전했고 후속 연구결과 이 공룡은 독자적인 공룡 속이 아니라 디플로도쿠스의 일종으로 분류되었고, 크기 역시 줄어들어 길이 35m, 몸무게는 50톤 정도의 대형 디플로도쿠스 할로룸 종으로 처리되었다.

울트라사우루스
웬만큼 공룡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울트라사우루스도 현재는 유효하지 않은 공룡 학명 중 하나다. 경상북도 의성군 탑리에서 발견된 불완전한 화석을 바탕으로 부산대학교 김항묵 교수 연구팀이 화석의 주인공이 가장 거대한 공룡 중 하나일 것이라 추정하여 울트라사우루스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 공룡의 화석은 불완전한 상완골뿐이었고 새로운 공룡으로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학계의 지적으로 의문명 처리되었다. 여기서 의문명이란 학명이 부여된 표본(화석)이 단편적이거나 종을 감별할 수 있는 중요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학명 적용이 의심스럽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트로오돈
트로오돈은 가장 똑똑한 공룡이라고 알려진 공룡이었다. 뇌의 용량이 몸 크기 비례하여 가장 큰 편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트로오돈도 현재는 학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공룡으로 분류하고 있다. 도대체 왜 트로오돈은 존재하지 않은 공룡이 된 것일까?

그것은 트로오돈의 발굴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트로오돈이 최초로 발견된 것은 1856년에 발견된 이빨 화석이 첫 발견이었다. 하지만 몸통뼈가 발견되지 않았던 트로오돈은 한동안 어떻게 생긴 공룡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1980년대에 들어서 스테노니코사우루스와 트로오돈의 치아형태가 유사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트로오돈은 스테노니코사우루스와 같은 공룡으로 분류되었다.

트로오돈의 학명이 먼저 발표되었기 때문에 정확히는 스테노니코사우루스가 트로오돈에 통합된 것이다. 그렇게 트로오돈은 스테노니코사우루스의 신체 화석을 기반으로 연구되었고 가장 뇌 용량이 몸에 비해 큰 공룡으로 알려져 지능이 높았던 공룡으로 추정되어 왔다. 하지만 이 연구결과도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바뀌게 된다. 기존에 트로오돈의 화석은 이빨화석만 발견된 상태였는데 단지 치아구조가 유사하다는 이유만 가지고 스테노니코사우루스와 트로오돈을 같은 종류의 공룡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한 트로오돈의 몸통이 되었던 스테노니코사우루스의 표본들도 각각 골격의 구조가 서로 달랐기 때문에 이들도 같은 종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대두되었고 결국 트로오돈은 현재 의문명이 되었고, 스테노니코사우루스가 다시 독립된 종으로 분류되었다.

이렇듯 멸종한 생물인 공룡들 가운데 유명세를 탔다가 어느 새 사라진 공룡이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과거 브론토사우루스 역시 아파토사우루스와 같은 공룡으로 분류되었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독립된 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공룡 학명이 이렇게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이유는 화석이 그만큼 불완전하고 이미 오래 전에 죽은 생물을 뼛조각만 가지고 그 신체적 특징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룡 학명도 멸종한 공룡처럼 때론 이렇게 사라진다. 하지만 또 가끔씩 부활할 때도 있으니 우리가 언젠가 멸종된 비조류형 공룡의 부활을 보는 날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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