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역 부근에는 다른 역에 비해 유난히 호텔이 많다. 그 많은 호텔 중 지구 행성 택시를 찾는 호텔은 정해져 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른 호텔에서는 부르지 않는다. 오늘도 여지없이 그곳에서 고객이 나를 불렀다.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던 고객들이 호텔 밖으로 나왔다. 키가 크고 예쁜 20대 중반 여성들이다. 오늘 글은 남자의 사심이 가득하다.

호텔/출처:픽사베이

지구 행성 택시 문이 열리자마자 서로 인사를 했다. 인사하는 고객들 목소리 톤이 상당히 높다. 택시에 타자마자 로비에서 못 다한 얘기를 한다. 겉모습과 얘기를 들어보니까 호텔 직원들이다. 직장 상사 한 명을 집중 저격하고 있다. 내가 들어도 미친놈인 것 같다. 미친년인가?

목적지에 도착해서 그녀들에게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했다. 그녀들 모두 나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하고 내렸다. 그녀들의 인사하는 목소리와 태도를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앞에서 분명히 남자의 사심이 가득하다고 얘기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예쁜 그녀들이 아니라, 친절이 몸에 배어있으면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한다는 것이다. 호텔 직원들은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친절 교육을 받는다. 요즘에는 CS(Customer Satisfaction) 교육이라고 해서 전문 교육을 받는다. 호텔뿐만 아니라 병원, 서비스센터, 공항, 비행기, 기차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흔하게 받고 있다. 

우선 사람을 직접 대하는 호텔, 항공 승무원 같은 경우 CS가 중요하기 때문에 활발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당연할 거다. 하지만 활발한 사람과 CS 교육을 받은 사람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CS 교육은 상대방을 높이는 훈련을 받는다. 그 훈련이 일상생활에도 습관처럼 나온다면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된다. 그 친절 때문에 자신은 매력적이고 호감이 가는 사람이 된다. 

CS 교육은 상대방을 높이는 훈련을 받는다/출처:픽사베이

2년 전 운전 코칭을 하기 위해 20대의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 처음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상당히 친근하게 얘기를 잘 했다. 원래 그런 성격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전직 스튜어디스였다. CS 교육을 받은 특유의 느낌이랄까? 그런 것이 있었다.

오늘 만난 여성들도 특유의 CS 느낌이 있었다. 호텔에 가면 직원들에게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느낌을 오늘 지구 행성 택시에서 받은 것이다. 택시에서 손님에게, 식당에서 손님에게, 마트에서 손님에게 그런 친절한 대접을 받는다면 느낌이 어떨까? 짧은 순간 지나가는 상황이지만 아마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런 친절을 받아도 좋지만 내가 하면 어떨까? 받는 기쁨도 크지만 주는 기쁨도 클 것 같다. 나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이 좋아진다면 나도 기쁘니까.

내일은 오늘보다 더 친절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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