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동 전문점 요시노야/출처:위키피디아

일본의 요시노야는 규동(쇠고기덮밥)을 파는 집이다. 요시노야는 1899년 니혼바시 어시장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1926년 쓰키지 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952년에 24시간 영업을 시작했다. 구멍가게였던 요시노야가 전국 체인망을 시작한 것은 1973년이다. 1975년에는 덴버에 미국 내 첫 지점을 열었다. 1978년에는 프랜차이즈를 포함해 일본 전역에 200개의 점포를 여는 규모로 성장했다. 2008년 9월 일본에 있는 규동 연쇄점 가운데 점포 수로는 두 번째고, 일본 외에 중국,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에도 점포를 두고 있다.

요시노야가 지금까지 평탄한 길을 걸은 것은 아니다. 1978년 전국에 200개의 점포를 내고 불과 2년 후에 요시노야는 망했다. 급격한 점포 확대로 쇠고기의 필요량이 급증하면서 재료값이 치솟았다. 재료값이 비싸지자 원가가 싼 냉동 쇠고기를 식재료로 투입해 손실을 맞추려고 했던 것이 망하는 길이 됐다. 냉동 쇠고기를 사용해서 맛이 떨어지고, 가격도 300엔에서 350엔으로 인상되자 고객들은 급격히 떨어져나갔다. 하지만 요시노야는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해 1987년에는 채무를 모두 상환하고, 1990년에는 증권시장에 주식을 상장했다. 

이 같은 V자형 회복을 주도한 것은 아르바이트에서 시작해 사장이 된 아베 슈지였다. 아베는 자신의 책 《요시노야의 경제학》에서 이렇게 밝혔다. "회사의 도산으로 정말 중요한 것들을 공부했다. 그 실패 데이터베이스는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실패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고 그런 원인이 보이게 되면 사업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물론 아무리 잘 준비해서 대처해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실패의 조건에 대해서만큼은 100% 완벽하게 공부했다고 생각한다." (*) 

요시노야는 약 5년 정도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다. 헤어 나오지 못하는 늪으로 계속 빠져들었다. 한 번 손님이 외면한 식당은 재기하기가 쉽지 않다. 정말 어렵다. 게다가 맛도 없고 가격도 맘에 안 들면 더욱 그렇다. 기업은 한 번 적자가 나면 적자를 메꾸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거의 불가능하다. 가정 경제도 마찬가지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기업은 필요 없는 지출을 줄이고 예전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 가정에서는 가계부를 열고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는 것이다. 

요시노야는 지난 실패 데이터베이스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 자료가 지금의 요시노야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만들 것이다. 실패는 기록으로 남겨 연구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자료다. 아베 슈지가 “실패 조건에 대해 100% 완벽하게 공부했다”는 것은 우리가 실패를 반드시 연구해야 된다는 증거다. 

과거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오늘의 실패를 걱정하지 말자. 오늘까지의 실패를 공책이나 문서로 작성하자. 실패는 연구 대상이다. 옆에 있는 친구를 연구하지 말고 당신의 실패를 지금 연구하라. 지난 20~30년의 실패를 하나씩 기록하고 변할 점과 인생 혁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내라. 몇 달 지나면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출처>

(*) 《써먹는 실패학》 하타무라 요타로 | 김동호 역 | 북스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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