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면 돈이 나온다
상상은 시간과 공간의 간격을 허문다

25일째 날 : 상상은 발전이다

역삼동에서 묘한 관계의 남녀를 태웠다. 둘의 대화와 행동을 보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관계 같다. 대화를 듣고 행동을 보면서 어떤 관계인지, 남자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여자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상상해본다. 

난 지구 행성 택시를 탄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항상 상상한다. 둘 이상 택시를 타고 대화를 한다면 드라이버는 듣기 싫어도 들을 수밖에 없다. 혼자 타고 가면서 전화 통화를 해도 마찬가지다. 들을 수밖에 없는 대화를 듣고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나름대로 정리한다.

압구정동에서 탄 고객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했다. 지구 행성 택시를 타는 고객들 중 외국어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를 잘 한다. 스페인어를 하는 고객은 처음이라 궁금증이 더 했다. 유학파들은 대부분 영어권 나라를 가는데 스페인어를 한다는 게 신기했다.

상상의 나래를 편다. ”스페인에서 살다 왔을까? 아니면 멕시코?“ ”얼굴은 젊은 청년인데 왜 스페인어를 공부했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할까?“

삼성동에서 탄 남녀는 20대 초반의 청년들이다. 남자 청년의 옷차림이 매우 특이했다. 소화하기 힘든 무지개 색 털 점퍼에 노란색 바지를 입었다. 처음 볼 때는 연예인인 줄 알았는데 얼굴을 보니 아닌 것 같았다. ”어떤 집안 자제인가?“ ”그 옷을 입고 다니면 사람들이 쳐다볼 텐데 괜찮은가?“ 그 청년의 특이함을 상상해본다.

신사동에서 4명의 30대 남자들이 탔다.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가며 자기들끼리 대화를 한다. 대화를 들어보니까 미국에서 같이 공부하던 형 동생 사이 같다. ”어디서 공부했을까?“ ”지금은 어떤 일을 할까?“

상상은 시간과 공간의 간격을 허문다/출처:픽사베이

상상은 시간과 공간의 간격을 허문다. 상상은 곧 발전이다. 상상만 하는 것은 헛된 꿈에 빠져 아무 결과가 없지만 행동을 동반한 상상은 발전된 결과를 만든다.

누구는 이렇게 얘기한다. ”상상하면 돈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난 당당하게 말한다. ”응. 돈이 나와.“ 지구 행성 택시 안에서 상상한 그림들이 이렇게 책으로 나와서 팔리게 되면 돈이 된다. 상상은 내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돈이 될 수도 있고 떡이 될 수도 있다. 상상의 힘을 무시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제한된다.

오늘도 난 작은 지구 행성 택시 안에서 상상을 한다. 그리고 내일도 상상할 거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상상의 나래를 계속 펼친다. 

지구 행성 택시는 나의 꿈꾸는 다락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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