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대기업을 만들다
실패 뒤에는 항상 기회가 숨어 있다

사진:이랜드 홈페이지
사진:이랜드 홈페이지

1975년 대학교 4학년이었던 한 젊은이가 있었다. 어느 날 손에 힘이 없고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밤에 잠을 자려고 이불을 덮으면 이상하게 무겁게 느껴졌다. 밖에 나가기 위해 점퍼를 입는데 한참이 걸렸다. 그는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젊은이는 의사에게 '근무력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근무력증은 근육 신경의 장애 때문에 근육이 쇠약하여지고 마비되는 증상이 있는 병이다. 이 병은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심해지면 전신마비가 올 수 있다. 이 젊은이도 증상이 심해지면서 하루에 반 이상은 침대에 누워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치 침대에 누워있는 시체가 된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신체의 일부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눈이었다. 그는 몸 근육을 사용하지는 못했지만 눈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가 할 수 있는 독서를 시작했다. 하루에 약 3권씩 한 달에 100권을 읽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읽는 책은 점점 많아졌다.

2년 6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그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병이 완치된 것이다. 퇴원할 때까지 그가 읽은 책은 3,000권이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이다. 

박성수 회장은 근무력증이 완치됐지만 보통 사람들 같이 좋은 몸이 되지 못해서 일반 회사에 취직이 어려웠다. 그래서 자신의 전공인 건축일을 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에게 500만원을 빌려서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2평짜리 보세 옷가게 '잉글랜드'를 시작했다.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을 다니며 좋은 옷을 골라 팔았다. 장사가 잘 되자 최신 의류 정보를 수집하고 디자이너들을 직원으로 뽑아 옷을 직접 만들고 팔았다. 

잉글랜드는 이랜드로 상호 변경이 되면서 법인화했다. 이랜드 그룹은 현재 의류, 외식, 건설, 가구, 생활용품, 호텔, 리조트, 백화점, 테마파크, 여행 관련 기업으로 확장됐다. 

박성수 회장은 20대에 병원에서 읽은 3,000권의 책이 자신의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고백했다. 또 1998년 외환 위기가 와서 회사가 부도 위기에 몰렸을 때도 98권의 경영서적을 읽고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샐했다. 

박성수 회장은 독서로 성공한 인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매년 100권의 책을 읽기로 결심하고 실천하고 있다. 회사 직원들에게는 책 읽기를 장려할 뿐만 아니라 전략기획실 신입사원은 6개월간 30권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고, 승진 필기시험에는 회사에서 제시한 필독서에 관한 문제가 나온다. 직원들은 책을 읽고 회사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서로 연구한다. 이랜드그룹이 작은 보세 옷가게에서 시작해 큰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20대에 다독을 한 사람과 20대에 이랜드그룹에 입사해서 책을 읽는 지금의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박성수 회장은 질병 때문에 자신의 전공도 살리지 못하고 실패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옷가게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능력을 펼쳤다. 실패가 새로운 기회가 되고, 그 기회를 최대한 이용해서 성공한 것이다. 우리는 생각하지 못한 일로 계획이 틀어져 당황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이랜드그룹의 탄생을 생각하면서 사고의 전환으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독서는 그중에 가장 강력한 방법이고 힘이다. 생각했던 것을 못해서 좌절하지 말고 그것을 기회로 삼자. 실패 뒤에는 항상 기회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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