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ELIKE Platform으로 안보건 솔루션을 제시한 LabSD의 유쾌한 행보

중저소득국가에 지원을 한다는 일은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일이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쉽지 않은 길을 즐겁게 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LabSD의 김윤승 대표다.

5월 햇살이 좋은 날 김윤승 대표와의 인터뷰를 위해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LabSD의 사무실은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유심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비밀기지 같은 곳에 있었다. 마치 우리가 해외 원조를 하고 싶다 생각을 하지만 쉽게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길치인 기자를 배려하여 마중 나온 김윤승 대표는 그 선한 미소만큼이나 유쾌한 사람이었고, 진중한 사람이었다.

LabSD 김윤승 대표 (오른쪽 두번째)
사진:LabSD 김윤승 대표 (오른쪽 두번째)

 

Q. 안녕하세요! 김윤승 대표님  '도전하는 사람을 위한 신문' 한국투데이 독자여러분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보건학도 김윤승입니다.  저희는 개발도상국 지역사회 주민들의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 개선과 빈곤탈출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본인을 ‘보건학도’라고 소개하셨어요.

 네. 보건학도는 저의 정체성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매력을 느끼고 그 솔루션들을 모아 하나의 근거로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개념에서 보건학은 저에게 딱 맞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제가 어떤 도전을 하더라도 그 뿌리에는 보건학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보건학도로 살고 싶습니다.

Q. LabSD는 어떤 회사인지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LabSD는 빈곤퇴치를 위한 국제보건사업을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국제보건/개발협력 분야의 많은 동료들이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건강과 빈곤탈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이러한 노력들이 각 사업에 적합한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솔루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첫 아이템으로 EYELIKE Platform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Q. 듣기만 해도 엄청난 일들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생각해 내신 건가요?

 사명감이라든가 그런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고, 단지 처음에는 문제 해결의 과정의 논리에 매력을 느꼈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왜 이 문제는 이렇게 해결하기가 어렵나’에 대한 답답함 때문에 하고 있지만요.  
 창업 전 약 7~8년 가량을 국제개발/국제보건분야에 있었어요. 대학원 마지막 학기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안과전문의 서경률 교수님, 윤상철 교수님과 함께 2011년 중저소득국가(Low- and Middle- Income Countries: LMICs)의 안보건 증진과 실명으로 인한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연구기관인 'Project BOM'을 설립하였고, 보건사업 기획자로 일해 왔었어요. Project BOM을 통해 말라위,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국가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KOICA)의 지원으로 다양한 실명예방사업들을 기획, 운영해왔죠. 그 과정에서 고가의 장비, 쉽게 병원을 찾아올 수 없는 환자들, 존재하지 않는 의료정보시스템으로 인해 사업의 효과성과 효율성이 저해되는 것을 경험했죠.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구상했던 것이 EYELIKE Platform 이었어요.
 그런데 이 EYELIKE Platform이 그 환경에서는 실현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새로 사업체를 만들어서 개발해보자 생각했고, 지금은 비지니스 모델을 통해서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개선하고,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저로서는 일종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죠.  

Q. 창업이후 다양한 경험을 하셨을 것을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창업을 하고나서 가장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놀라기도 했던 부분이, 참 많은 분들이 저희 회사의 철학을 좋게 보시고 도움을 주신다는 점이에요. 제가 문과생인데 비즈니스도 모르고 기술은 더더욱 모르는 상태에서 이 일을 하려니 정말 막막했습니다. 다행히 그때그때마다 도움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지금까지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지원부터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주시는 협력사들까지 하나하나 언급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처음 시작할 때 만해도 ‘과연 이게 가능할까?’ 스스로도 의심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세상에 꼭 나와야 할 제품과 서비스는 이렇게도 만들어 지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신 만큼 저희도 열심히 해야겠죠.  

Q. LabSD의 주력서비스는 무엇인지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LabSD의 첫 번째 주력서비스는 EYELIKE Platform입니다. EYELIKE Platform은 스마트폰을 결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안저카메라와 이를 운영하는 정보시스템, 그리고 인공지능기반의 진단보조프로그램(예정)으로 구성되어 있는 포괄적 지역사회 안보건 솔루션이에요.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시각장애인구는 약 2억 8천 5백만만 명에 이르며, 이중 90%가 의료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한 중저소득국가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EYELIKE 플랫폼은 지역사회에 기 존재하는 보건의료인력들이 최소한의 교육만으로도 국제기준에 준하는 안진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한편, 플랫폼을 통해 수집, 저장, 관리 및 분석된 환자정보를 통해 안보건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들의 사업지 선정 및 모니터링 및 평가과정을 용이하게 해주어 사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각 기관들은 자원을 재배치 할 수 있고 또 그들의 기부자, 혹은 납세자를 설득할 수 있게 됩니다.

Q. 외부수상실적이나 사회 공헌 중이신 내용이 있으시다면 알려 주세요.

LabSD 자체가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구분하여 진행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LabSD의 모든 활동이 사회 공헌과 관련 있다고 생각되네요.
지난 2016년 삼성투모로우솔루션 아이디어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이것이 마중물이 되어 창업을 하기에 이르렀어요. 그리고 안저카메라 개발과 베트남 광찌성에서의 리빙랩과 파일럿 사업 등을 통해 삼성 투모로우솔루션의 임팩트 부문에서 최우수상(2017)과 대상(2018)을 수상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업사이클링(Galaxy Upcycling)' 팀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제품을 선보이고자 지속적인 개발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갤럭시 업사이클링 팀과의 협업을 통해 버려진 스마트폰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감소시키는 한편, 수집된 중고 스마트폰이 중저소득국가 주민들의 안보건 증진을 위해 재활용된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요. 

*갤럭시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폐기하고자 하는 중고 스마트폰을 수집하여 다른 공공의 목적을 위해 활용하는 삼성전자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임. 

사진:LabSD의 주력모델인 EYELIKE Platform으로 안저검사를 하고 있다.

Q. 해외진출 상황이 궁금합니다.
  
저희 아이템 자체가 해외, 그 중에서도 개발도상국에서의 사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8년간의 경험을 기반으로 국내기반의 연구조직인 Project BOM을 비롯하여 WHO, 그리고. 국제실명예방기구 (International Agency for the Prevention of Blindness)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는 베트남의 도입을 목적으로 광찌성에서 리빙랩과 효과성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추후에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나라에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사진:김윤승대표와 LabSD 팀원들

Q. 사업을 통해 이루고 싶으신 게 있으시다면?

EYELIKE Platform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실명예방을 통한 빈곤퇴치 입니다. 우리 Platform이 적용된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안보건 현황이 개선되었고, 이것이 다시 소득의 증대로 이어졌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현재 베트남에서 효과성 평가를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성 평가는 초기 사업을 수행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동반되어 수행될 것입니다.
또한 EYELIKE Platform외에 다른 장비들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아직 개발 단계라 비밀이지만요. 앞으로도  LabSD는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돕는 데 필요한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부디 좋은 성과를 이루어 개발협력/국제보건 사업에 있어 하나의 모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Q. 현 정부나 국회나 국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우리나라 영유아검진과 국가검진에 안저검사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안저검사를 통해서 진단할 수 있는 안질환에는 미숙아망막병증 (Retinopathy of Prematurity: ROP), 당뇨성망막병증, 녹내장, 황반변성등이 있습니다. 이 모든 질환들이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적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실명으로의 발전을 막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적기를 놓치기 때문에 실명으로 이어지게 되죠. 이들 질환으로 인한 실명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진단은 매우 중요해요. 아마 지금까지는 안저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앞으로는 안저검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당뇨성 망막병증의 경우 우리나라 실명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당뇨병을 앓고 계신 분들은 3~6개월마다 진단을 받고 관리해야 하는데, 실제로 당뇨환자중에 안과검진을 받으시는 분들은 전체에 36.9%에 불과해요. 만약 안저검사가 국가검진 프로그램에 포함된다면 이러한 질환으로 인한 실명을 막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둘째는  우리 국민들이ᅠ우리나라의 원조사업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우리나라에는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t:ODA)를 수행하는 한국국제협력단 (KOICA)을 비롯해, 그리고 많은 NGO들과 연구기관들이 원조사업을 운영하고 이를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어요. 단순히 기부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런 기관들이 어떨 활동을 하고 있는지, 또 잘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시다가 잘하는 것이 있으면 응원해주시고, 또 잘 못한 것이 있으면 꾸짖어 주셨으면 해요. 그런 관심이 있어야 우리국민의 세금이나 소중한 기부금들이 제대로 사용되고, 또 파트너 국가 지역사회 주민들이 이를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거든요. 

Q. 마지막으로 보건학도 김윤승의 최종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는 제 활동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원조에 대해서 아직 그렇게 인식이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대들은 그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이런 활동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활동한 자료들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어 그들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제가 이루기에는 욕심인 것 같아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그 공을 넘기려고 합니다. 또 하나는 모든 사람들이 원조활동을 하나의 교양이나 상식으로 알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가 또 열심히 일을 해야겠지요. 그러나 저는 그 모든 과정이 재미있고 즐거운 일들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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